*취재요청서, 보도자료를 받으시려는 기자 님들은 sharps@hanmail.net 으로 명함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자료집 및 발언[14.10.15.] 삼성은 반올림과 직접 교섭에 성실히 임하라 (기자회견자료)

반올림
2022-10-12
조회수 1404

10월 15일 <삼성바로잡기 운동본부>, <삼성노동인권지킴이>에서 주최한 기자회견에 다녀왔습니다.


참가자 주요 발언


조대환(사회자, 삼성노동인권지킴이)

"직업병 진상규명 요구한지 7년이 지났고, 수많은 피해자가 나왔으나 삼성은 책임지는 모습이 안 보인다. 지난 5월, 어렵게 교섭이 다시 열릴 때 많은 이들이 기대했지만 4개월이 지났으나 달라진 게 없다. 책임 있는 답변은 하나도 없이 마치 반올림의 무리한 요구 때문에 협상이 어려워진다는 식으로 책임만 떠넘기고 있다. 급기야 가족대책위를 핑계삼 아 반올림을 배제하려 한다."


권영국(삼성바로잡기 공동대표)

"삼성은 협상 테이블을 협소한 내용에서 맴돌게 끌어오더니 급기야 피해자들을 분리시키고, 산업보건과 아무 상관 없는 조정위원회를 만든다고 한다. 이것은 애초 이 교섭을 통해 논의하기로 했던 폭넓은 보상 ․ 진정한 재발 방지와는 거리가 멀다. 그저 당사자 간 조정만 하는 기구이지 제대로 검증하고 예방하는 대책과는 다르다. 삼성은 이렇게 해서 일부 가족에 대한 보상으로 면죄부를 받겠다는 꼼수다."

"SK하이닉스는 그동안 숨겨져 있던 직업병 문제가 알려진 뒤 2개월 만에 전향적인 안을 내놓았다. 7년 동안 진정성 있는 고민을 하지 않은 삼성과 대조된다."

"SK하이닉스는 산업보건전문가와 시민들의 신뢰를 받아온 시민운동가들로 위원회를 구성하고, 실태조사와 보상에 대한 일체의 권한을 위임하며, 철저한 독립성을 보장하며, 그 결과는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나섰다. SK하이닉스는 하청 노동자를 포함하는 보상기준을 마련하고, 산재보험과는 전혀 다르게 충분한 보상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삼성은 모든 걸 비밀로 하고 있으며, 7년 동안 이런 식의 구체적인 안을 전혀 만들지 않고 있다."


위영일(삼성전자서비스지회)

"지금 반올림 교섭 상황은 우리 삼성전자 서비스 지회가 겪은 상황과 비슷하다. 삼성은 우리하고도 직접 교섭하지 않고 경총을 내세워 그 뒤에 숨었다. 지금 삼성의 태도는 피해 가족들의 약점을 잡고 다른 생명들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으려 하는 식이다. 삼성전자 서비스 노동자들의 문제도 일부 지역 몇몇 사람들에 대한 문제만을 해결하려는 식이다. 삼성은 세계적인 기업이라는 이름에 맞게 비겁한 짓을 중단하길 바란다."


최재철(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노동위원회) 

"그동안 삼성이 한 일을 보면 특검을 해도 모자라다. 자기들이 가진 몇 프로의 주식으로 왕국을 경영하기 위해 쏟아온 편법과 돈, 노력의 십분의 일만이라도 희생자들과 대화하는데 썼다면 사태는 달라졌을 것이다."

"조정위원회 뒤에 숨는 건 쥐새끼같이 유치하고 치졸한 짓이다. 최소한 인간에 대한 예의는 지키길 바란다. 노동자들도 사람임을 모른다면 그걸 모르는 이가 인간이 아닌 거다."

"깨끗하게 양복입고 구두신고 매일 사우나 다니고 머리도 깨끗하게 빗고 다니긴 하는데, 정작 밖에 나가면 서민 갈취하고 집에 오면 가정폭력을 휘두르는 양아치들과 무엇이 다른가. 욕을 하고 싶지만 강아지한테 미안해서 못할 정도다. 인간이 먼저 되라."



[ 기자회견문 ] 


삼성전자 반도체, 엘씨디 공장에서만 164명이 반올림에 제보를 해왔고, 그 중 70명은 이미 세상을 떠났습니다. 일류기업이라는 삼성의 반도체 공장은 사람을 살리는 곳이 아닌, 이윤창출을 위해 사람의 목숨을 너무 쉬이 여기는 곳이었습니다. 젊은 노동자들의 삶이 꺾여 쓰러져 나가도, 불임에, 생리불순에, 어지럼증에 하얗게 들뜬 얼굴로 건강을 담보로 일해야 하는 곳. 방진복은 노동자들을 위한 것이 아닌 반도체 칩만을 위한 곳. 반도체 칩의 이윤을 위해 생떼 같은 젊은 목숨들을 희생양으로 삼은 곳. 일류기업의 화려한 포장지 속에 속은 썩어 들어가는 기업 삼성이었습니다.


피해자 가족들과 반올림이 지난 7년 간 싸워온 끝에 삼성은 지난 5월 대국민 사과를 하였습니다. 삼성전자 사장의 고개 숙임에 7년간 서러움이 누그러지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교섭에 돌입하면서 삼성의 사과는 제대로 된 재발방지대책과, 보상을 위한 것이 아닌, 빨리 직업병 문제를 끝내기 위한 인사치레임을 깨달았습니다. 더 많은 노동자들을 위해 보상기준을 확대하고, 죽음의 행렬을 멈추기 위해 재발방지대책을 논하자 했지만, 삼성은 질질 끌기식 교섭으로 반올림 교섭단을 분열 시켰습니다. 또한 반올림을 배제시킨 채 조정위원회를 구성하여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절차적 정당성도, 문제해결의 진정성도 없는 조정위원회에 일부 언론들은 반올림 비난하기와 흡집내기로 피해자들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직업병 피해 노동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조정위원회가 아닙니다. 삼성이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고통에 대해 사과, 보상 하고, 더 많은 이들의 삶을 구하기 위한 제대로 된 재발방지대책을 얘기하는 것입니다. 법원도 직업병임을 인정했습니다. 이제 문제 해결을 위한 진지한 논의들만 있으면 됩니다. 일방적인 조정위원회, 일방적인 교섭은 안 됩니다. 7년간 싸웠습니다. 조정위원회란 삼성의 꼼수로 또 다시 교섭은 원점으로 돌아가선 안 됩니다. 


많은 이들이 삼성과 반올림과의 교섭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교섭에 직접 나서지 못하는 피해자들이 삼성의 교섭 태도에 분노하고 있습니다. 황상기, 김시녀 씨를 중심으로 한 반올림 교섭단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이곳에 모인 우리도 ‘삼성’을 위한 교섭에 반대합니다. 우리는 ‘일방적’인 교섭을 반대합니다. 우리는 ‘피해자’들을 위한 교섭을 원합니다. 우리는 ‘진정성 있는 사과와 제대로 된 재발방지대책, 더 많은 피해자들로의 보상기준 확대’를 원합니다. 삼성이 즉각 조정위원회 구성을 중단하고, 올바른 교섭에 나서길 촉구합니다.



<참고자료1> 조정위원회 도입의 문제점 


첫째, 이번 조정위원회 도입과정은 철저히 반올림 교섭단을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교섭의 한쪽 당사자인 반올림 교섭단(대표 황상기)의 반대를 무릅쓰고, 삼성은 조정위원회를 도입하려합니다. 삼성은 반올림 모르게 가족대책위 측과 세 차례 실무협의를 통해 조정위원회 구성을 논의했습니다. 그리고는 지난 9차 교섭(10/8)에서는 일방적으로 조정위원회 수용을 밀어 부쳤고, 바로 다음날 삼성의 자사 홈페이지(삼성투모로우 samsungtomorrow.com)에는 “백혈병 협상 조정위원회 구성에 합의 했습니다” 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이렇게 서둘러 반칙을 하며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조정위원회는 어떤 이유에서도 옳지 않습니다.


둘째, 삼성이 조정위원회의 설치를 강행하는 것은 약속을 파기하는 행동입니다.


삼성 측은 5월 권오현 부회장의 발표 당시 ‘제3자 중재기구를 통한 문제 해결’을 이야기 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그 후 재개된 교섭에서 반올림 측이 중재기구 반대, 직접 교섭을 강조하자 삼성도 ‘당사자 합의 없이는 일방적으로 조정기구나 중재기구도 만들 수 없다’고 ‘성실히 교섭에 임하겠다’고 약속 했습니다. 


그럼에도 삼성은 제3차 교섭(6/25)에서도 보상위원회의 설치를 또다시 제안했고, 결국 8차 교섭(9/17) 에서 반올림과 뜻을 달리하는 일부 피해가족들(가족대책위)의 제안을 빌미로 황상기 교섭단장을 포함한 반올림을 배제한 채 조정위원회 설치를 강행하고 있습니다. 이는 분명 “양자 간 직접 교섭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2차 교섭에서의 약속을 파기하는 것입니다. 


셋째, 조정위원회 설치는 삼성의 책임 회피 방편입니다.


삼성은 지난 5개월간 교섭에서 「사과」와 「재발방지대책」에 대하여는 논의 자체를 회피하는 태도를 보여 왔습니다. 삼성의 불성실한 교섭 태도로 인하여 「사과」와 「재발방지대책」에 대하여는 실질적인 논의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보상」에 대하여는 어렵사리 합의된 내용마저 갑작스런 조정위원회 논의로 멈춰진 상황입니다.  


조정위원회가 설치되면 삼성이 책임져야 할 문제가 조정위원회의 책임으로 돌려질 것입니다.  사과, 재발방지대책, 보상 안이 크고 작든지 간에, 그것은 삼성이 아닌 조정위원회가 던진 것이 될 것이므로 책임도 비판도 조정위원회의 몫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점 때문에 삼성이 조정위원회를 줄곧 고집하고 있는 것입니다.  


넷째,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의 본질과 사태의 경과 등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제3자의 조정에 의해 과연 올바른 결론에 다다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반올림 교섭단 대표인 황상기 씨는 딸의 죽음의 진실을 밝히고자 7년 전 반올림을 만들었습니다. 또 다른 희생자가 더 이상 나오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반올림 교섭단 대표를 맡아 책임감 있게 교섭에 임하고 있습니다.  반올림 교섭위원인 김시녀 씨도 딸이 뇌종양 후유증으로 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치료비가 버겁지만, 삼성의 진정한 사과와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반올림 교섭단은 이 두 분 외에도 병들고 아파 교섭장에 나서지 못하는 수 많은 피해자분들의 구체적인 피해와 요구를 모아서 삼성전자 측에 12가지 요구안(사과,보상,재발방지대책의 요구안)을 보냈던 것입니다. 이 요구안은 반올림이 오랜 시간의 경험과 고민을 담아 준비한 것입니다.  


한편,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의 본질과 사태의 경과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제3자가 올바른 해볍을 내놓을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조정위원회 설치는 결국 ‘사회적 합의, 법적 타당성, 보편적인 책임범위’ 등의 미명아래, 보상대상이 협소하게 가려지고 삼성의 책임범위가 좁힐 우려가 큽니다. 따라서 오랜 시간 고민해온 당사자들이 이 문제를 직접 해결할 수 있게 힘을 보태주어야 합니다.

 

다섯째, 더 이상 조정위원회 구성하느라 시간 낭비해선 안 됩니다.


모든 피해자들에게 보상은 매우 시급한 문제입니다.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하려면 재발방지대책도 하루 빨리 만들어져야 합니다.


그동안 삼성의 잘못된 태도로 인해 교섭이 여러 고비를 넘기며 지연되어 왔습니다. 처음엔 교섭에 참여하는 피해자를 백혈병 소송 당사자인 5인으로 축소하려 했고, 교섭 의제를 「보상」 문제로 한정하려 했으며, 반올림을 교섭 주체로 인정하길 거부하면서 시간을 소모했습니다. . 최근에는 삼성이 교섭에 참여하는 피해가족들에 대한 보상논의를 우선해야 한다고 고집하면서 또 많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삼성 안대로 조정위원회의 설치, 구성 논의, 조정안 도출, 합의 등에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 모릅니다. 그 간의 과정들을 무위로 돌린 채 시작되는 조정위원회가 매우 우려스럽습니다. 삼성에게 성실한 교섭 참여를 촉구하여 직접 논의를 계속 이어가도록 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입니다. 피해자 분들이 제대로 위로받고 더이상의 피해자들이 나오지 않도록, 삼성은 반올림과 직접 성실하게 교섭에 임해야 합니다.  



<참고자료 2>  삼성 직업병 대책 마련을 위한 요구안 (요약본)


1. 삼성전자는 안전보건관리 책임을 다하지 않고, 산재보상을 방해하며, 이를 개선하라는 피해가족들과 활동가들에게 폭언, 폭행, 형사고소와 고발로 대응한 점에 대하여 피해노동자와 그 가족, 그리고 국민 앞에 공개 사과하라.


2. 삼성전자는 피해노동자와 가족, 활동가들에 대한 고소고발을 취하하라.


3. 삼성전자는 각 사업장에서 취급하는 화학물질과 방사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를 보존하여 산재신청 노동자들에게 조건 없이 제공하라.


4. 삼성전자는 독립적인 연구진을 통해 각 사업장의 화학물질과 안전보건 관리 현황에 대한 종합진단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라.


5. 삼성전자는 각 사업장 유해 화학물질의 안전한 관리를 위해 노동자와 지역 주민, 그리고 환경, 보건, 안전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가칭)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를 설치하라.


6. 삼성전자는 각 사업장 안전보건 관리와 연구, 퇴직자 암 지원제도의 운영에 대하여 독립적인 외부 감사를 매년 실시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라.


7. 삼성전자는 안전보건에 대한 노동자의 실질적 참여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노동조합의 설립과 활동을 방해하지 말라.


8. 삼성전자는 이와 같은 노동자 건강권 실현 대책들에 대하여 협상 종료 후 6개월 내에 구체적인 이행계획을 수립하고 이후 3년간 우리가 그 실행을 점검하도록 보장하라.


9.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엘씨디 부문에서 산재보상을 신청한 모든 이들에게 질병에 의한 정신적, 경제적 피해와 산재인정 및 개선을 요구하다가 입게 된 피해에 대하여 보상하라.


10. 삼성전자는 현행 ‘퇴직자 암 지원제도’를 개선하여 그 대상과 지원조건을 넓히고, 치료와 생계를 충분히 보장할 수 있도록 보상 수준을 확대하라.


11. 삼성전자는 우리와 합의가 이루어지는대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그 내용을 공개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