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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집 및 발언[15.10.23.] 20151023 “삼성전자 대표이사가 직접 해명하라” 기자회견 자료

반올림
2022-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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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자료

 

삼성의 보상 절차는 직업병 ‘해결’이 아니라 ‘은폐’

“삼성전자 대표이사가 직접 해명하라”

 

2015년 10월 23일 (금) 오전 10시 30분

강남역 8번출구 삼성전자 홍보관 앞 (반올림 농성장)

 

 

[기자회견 순서]

- 사회 : 반올림 상임활동가 이종란

1. 참석자 소개

2. 경과 발언 - 공유정옥 (반올림 교섭단 간사)

3. 피해가족 발언

- 황상기 님 (반올림 교섭단 대표/삼성반도체 백혈병 故황유미님 아버님)

- 김시녀 님 (반올림 교섭위원/삼성LCD 뇌종양 피해자 한혜경님 어머님)

- 김미선 님 (삼성LCD 다발성경화증 피해자)

4. 반올림 입장 발표 (기자회견문) - 임자운 (반올림 상임활동가)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 2015년 10월 7일 제6차 조정기일 이후 경과

 

10월 7일(수) 삼성 직업병 문제 해결을 위한 제6차 조정회의

○ 삼성과 가대위의 ‘조정 보류’ 요청으로 조정권고안이 발표된 지 두 달 만에 열림.

○ 조정위원회의 제안에 따라 세 주체가 8월 3일까지 제출한 각자의 수정의견을 토의하는 첫 자리였으나 삼성은 무책임,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

○ 삼성과 가대위는 ‘보상위원회 때문에 바쁘다’는 핑계로 재차 조정 기일 보류를 요청. 조정 절차에서 합의는커녕 논의된 적도 없는 보상위원회를 핑계로 기약없이 사회적 대화를 미루어 조정 절차를 고사시키려 함.

○ 삼성은 회의 직후 기자들을 모아 놓고 ‘반올림이 무리한 추가 기부를 요구하였다’, ‘반올림이 사실상 조정권고안을 거부했다’며 또다시 악의적 언론플레이. 사실 무근의 거짓말이자 조정위원회를 통해 조정의 주요 결과를 발표하기로 한 합의도 위반.

10월 7일(수) 반올림 농성 돌입

○ 조정 회의 후 반올림은 강남역 8번 출구 앞 ‘삼성 직업병 피해 노동자 이어말하기’에 참석하여 △무능력‧무성의·무책임한 교섭단 교체, △진정성 있는 사회적 대화를 촉구하며 농성에 돌입. 노숙농성은 10월 23일 현재 17일차.

○ 매일 ‘이어말하기’를 통해 피해 가족들과 사회 각계 각층 인사들이 삼성의 독단적 보상위원회와 무책임한 조정 보류를 규탄하고 조정 권고안을 수용할 것을 요구. 삼성의 교섭단 교체와 진정성 있는 사회적 대화를 요구하는 반올림에 대한 지지를 보여옴.

○ 삼성은 언론을 동원하여 합법적이고 평화로운 반올림 농성에 대해 허위 비난.

10월 21일(수) 삼성전자, 보상위원회 신청 및 진행상황 발표

○ 정당성 없는 조정 기일 보류, 독단적인 보상위원회 등 사회적 책임을 저버리고 있다는 비판을 잠재우기 위해 보상위원회 중간 실적을 발표

10월 22일(목) 10시 은수미 의원, 삼성 보상위의 ‘수령확인증’ 공개

○ 일체의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합의서와 관련한 모든 사실을 일체 비밀로 유지하며 △이를 어길시 수령한 보상금을 반환하겠다는 권리포기각서.

○ 삼성은 이런 권리포기각서를 ‘보상당사자로부터 받은 적이 없으며, 일방적으로 서명을 강요한 적도 없’다고 발뺌. 그러나 ‘9월 14일에서 18일 사이에 실무자가 작성했다가 폐기한 초안으로 추정’되며, ‘일부’ 보상대상자에게 ‘실수’로 들어갔는지 ‘유출’된 것인지는 모른다고도 함.



◇ 기자회견문

 

10월 22일 삼성이 보상금의 대가로 피해자들에게 권리 포기 각서를 받으려 하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수령 확인증이라는 이름의 이 문서에 따르면 피해자들은 일체의 사실을 비밀에 부치고 삼성에 대해 어떠한 민형사상 이의제기를 하지 않겠다는 확약과 더불어, 이를 어기면 보상금을 다시 반납하겠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

 

일체의 사실을 함구하기로 약속한 피해자들은 자신의 보상액이 공정하게 계산되었는지, 비슷한 조건의 다른 피해자들에 비해 부당하게 적은 보상을 받는 것은 아닌지도 알 길이 없다. 혹시 나중에 부당하게 적은 보상을 받았다는 것을 알게 되더라도, 일체의 이의 제기를 하지 않겠다고 하였으니 법적으로 대응할 방법이 없다.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상담을 받는 것조차 비밀 유지 서약 때문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것은 직업병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피해자들의 입을 막아 문제를 은폐하는 수단일 뿐이다. 힘없는 피해자는 덜 받고 삼성의 마음에 드는 사람은 더 받아도 누구 하나 알 수도 없고 이의를 달 수도 없는, 참으로 삼성스러운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보상을 받고 싶으면 침묵하라는 삼성의 요구는 ‘수령 확인증’에만 담겨 있는 게 아니다. 보상위원회의 이용 약관 제12조 ‘신청자의 의무’에서도 보상 과정에서 얻은 그 어떤 정보건 회사의 사전 승낙 없이는 제3자에게 제공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

 

누구도 이런 것을 위로금이나 보상금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직업병 문제의 사회적 해결이라 부를 수는 더더욱 없다.

 

삼성은 이런 권리 포기 각서를 피해자들에게 받은 적이 없다고 즉각 발뺌했다. 이러한 권리 포기 각서를 요구했다는 것부터 잘못인데, 실제로 각서를 받지는 않았다는 파렴치한 말장난으로 문제를 덮으려 하였다. 초안으로 써본 것일 뿐 실제로 사용하지는 않았다고도 했다. 폐기된 초안이 어째서 보상 신청 서류로 피해자에게 전달되었는가. 다른 피해자들에게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을 누가 믿을 수 있겠는가.

 

즉각 사과하고 정확히 해명하는 게 아니라 일단 발뺌부터 하고 보자는 삼성의 태도에서 우리는 지난 8년 동안 직업병 문제 해결이 그토록 어려웠던 이유가 무엇인지를 새삼 확인하고 있다.

 

지난 8년간 삼성은 직업병 가능성을 신중히 검토하기보다는 피해자들의 입을 막거나 산재 인정을 막아서 문제를 봉합하려 해왔다. 마찬가지로 삼성은 조정위원회 권고안의 핵심을 이해하기 위해 깊이 고민하기보다는 독단적인 보상위원회를 만들어 조정 논의 자체를 고사시키려 하고 있다. 바로 이런 삼성의 무책임함 때문에 반올림은 지난 10월 7일 이후 이곳 삼성전자 본사 옆에서 농성 투쟁을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무능력‧무성의·무책임한 교섭단을 교체하고 사회적 대화에 진정성 있게 임할 것을 삼성에 촉구하기 위한 노숙농성은 10월 23일 현재 17일차에 접어들었다. 날마다 피해 가족들과 사회 각계 각층 인사들이 참여하여 삼성을 규탄하고 조정 권고안 수용과 기만적인 보상위원회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권리 포기 각서가 알려지기 하루 전, 10월 21일에 삼성은 보상위원회를 통해 90여명이 신청을 접수했고 30여명이 보상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삼성이 자체적으로 설정한 보상 접수 시한이 된 것도 아니고, 신청자 수가 알려진 피해자 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데도 이렇게 서둘러 발표한 이유는 명백하다. 사회적 대화인 조정을 한정 없이 미루면서 독단적으로 보상위원회를 추진하여 사과와 예방대책 논의를 회피한다는 비판이 높아지자,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황급히 성과를 부풀리기 위해 발표한 것이다.

 

삼성은 언제까지 이러한 얕은 술책으로 직업병 문제 해결을 회피하기만 할 것인가. 조정 권고안의 핵심을 거부해놓고도 언제까지 권고안을 ‘거의’ 수용했다는 말장난만 이어갈 것인가. 언제까지 무능력한 교섭단 몇 사람을 앞세워 조정을 해태할 것인가.

 

우리는 요구한다. 삼성전자 권오현 대표이사는 정식 조정기일에 참석하여 지금까지의 상황을 해명하고 이후 사회적 대화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혀야 한다. 무엇보다 삼성은 이제부터라도 직업병 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위한 진정성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2015년 10월 23일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