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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및 논평 [15.07.24.] 조정 권고안에 대한 반올림 입장

탈퇴한 회원
2022-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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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 권고안에 대한 반올림 입장


7월 23일 ‘삼성전자 반도체 등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의 권고안과 제안 취지가 발표되었습니다.


이번 권고안은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의 사회적 해결을 위해 “보상”, “대책”, “사과”라는 세 의제가 종합적으로 담겨 있습니다. 조정위원회가 2014년 12월 출범 당시 이 문제를 “개인적 사안이 아니라 사회적 사안으로 다루고, 신속한 보상, 사과 뿐 아니라 항구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종합 대책 방안을 동시에 마련”하겠다던 약속대로입니다.


이번 조정위원회 권고안의 가장 큰 특징은 삼성전자와 한국반도체산업협회의 기부를 바탕으로 공익 법인을 설립하고, 그 법인으로 하여금 보상과 재발방지대책 및 공익 사업의 수행을 총괄하도록 한 점입니다.


조정위가 권고하는 ‘기부’라는 형식으로는 삼성전자의 책임이 선명하게 드러나지 못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의 교섭 과정에서 재발방지대책을 둘러싼 논란들을 돌이켜 보면, 삼성전자의 기부로 설립된 공익 법인이 독립적으로 관련 대책을 수행하도록 하자는 권고안은 합리적이라고 봅니다. 또한 삼성전자에게 지난 과오를 청산할 뿐 아니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사회에 기여할 기회를 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재발방지대책의 경우, 내부 안전보건 시스템에 대해서는 삼성의 입장을 원문 그대로 반영하였고, 삼성이 난색을 표해온 내용들은 대폭 완화하였습니다. 


가령 조정위는 반올림과 시민사회가 직접 추천하는 외부감사 대신, 공익 법인이 전문가를 통해 수행하는 옴부즈만 제도를 권고하였습니다. 외부감사에 대해 그동안 삼성전자가 완강히 거부해왔기 때문에, 이미 삼성전자가 받고 있는 내외부 감사 정도로 수위를 낮춘 것 같습니다. 화학물질 정보공개의 경우도 직접 공중에 모든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아니라 공익법인이 영업 비밀을 보호하는 기준과 절차를 마련하도록 함으로써 삼성과 재계의 주장을 반영하였습니다.


사과의 경우, 조정위가 권고하는 사과의 내용으로는 삼성의 책임을 선명하게 짚기 어려워 아쉽습니다. 그러나 사과의 본래 취지가 삼성을 징벌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었기에, 강도 높은 내용의 사과문을 요구하기 보다는 앞으로 노동자의 건강과 생명ㆍ인권을 소중히 하겠다는 약속을 받는 것이 더 큰 의미를 지닐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조정위가 권고하는 노동인권선언의 취지는 긍정적입니다.


보상의 경우, 과거에 대한 보상 뿐 아니라 앞으로 계속 치료가 필요한 피해자들의 향후 치료비까지 보상할 수 있도록 권고한 점은 높이 평가할 만 합니다. 이미 오랫동안 고통받아왔고 앞으로도 오랫동안 투병해야 하는 피해자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현재 조정위원회의 권고안에 따르면 일부 피해 노동자들이 배제될 우려가 있습니다. 보상액의 수준이 피해 노동자들의 치료와 생계를 위해 충분한지도 검토가 필요합니다.


반올림은 조정에 참여하기까지 많은 고민을 거쳤습니다. 가족대책위와 삼성전자가 반올림을 배제한 채 조정에 합의하여 몇 년 동안의 교섭이 원점으로 돌아갈 것을 가장 크게 우려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조정을 통해 해결하자는 삼성전자와 가족대책위 여섯 분의 거듭된 제안이 있었고 조정위원회에서도 공식적으로 참여를 권고하여, 심사숙고 끝에 조정 참여를 결정하였습니다. 그리고 어렵게 참여를 결정한 만큼 이번 조정에 최선을 다해왔습니다.


삼성전자도 조정을 적극 추진한 장본인으로서 책임있는 자세를 보이기 바랍니다. 피해 노동자 가족들의 고통을 하루 속히 해결하겠다고 수차례 공언해온만큼, 조정위원회의 권고안을 큰 틀에서 수용하고, 이 모든 과정이 무위로 돌아가지 않도록 노력하기를 촉구합니다.


2015년 7월 24일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