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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집 및 발언[20.12.28.] [2차단식 돌입 김도현님 발언] 저도 오늘부터 밥을 굶으며 법 통과될 때까지 두 눈 똑바로 뜨고 지켜보겠습니다.

반올림
2023-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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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동생 태규는 지난 해 4월 건설현장에서 떨어져 목숨을 잃었습니다.

정신없이 장례를 치른 후에, 태규가 죽은 현장에 갔습니다.

피범벅이 되어 버려져있던 안전모에서 나던 피냄새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 때 발주회사 사람이 했던 말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떨어졌으니 엘리베이터 업체에 연락해라”

“우리가 피해자다. 재수 없게 여기서 죽어 돈 들게 만든다”

 

사람이 죽었어도 반성은커녕, 저를 조롱하며 쫓아냈습니다.

이렇게 뻔뻔한 건 태규회사만이 아니었습니다.

용균이가 죽었을 때도, 구의역 김군이 죽었을 때도, 회사는 죽은 사람이 잘못해서라고 했습니다.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라는 곳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반대한다고 국회에 낸 탄원서도 그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안전사고는 모두 과실에 의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최대 30억 벌금과, 경영주가 2년 이상 감옥에 가야하는 건 과도한 처벌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처벌한다면 살아남을 기업이 얼마나 되겠냐’고 합니다.

계속 사람이 죽어나는 현실이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합니다.

 

어쩔 수 없다고요? 계속 사람 죽이면서 돈을 벌겠다구요?

산재사고로 사람들이 제일 많이 죽는 곳이 건설현장입니다. 선진국보다 4배나 많이 죽습니다.

간단한 안전장치가 없어서 죽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우리 태규가 일했던 현장도 그랬습니다.

추락방지 시설도 없었고, 문도 닫지 않고 엘리베이터를 운행하고, 지게차도 신호수 없이 운행했습니다.

그런데도 건설연합회는 ‘안전사고가 모두 과실에 의한 것’이라고 저렇게 뻔뻔합니다.

 

저렇게 뻔뻔한 기업들을 누가 만들었습니까?

사람이 죽어도, 감옥갈 일 없고, 432만원 벌금내면 끝나는 세상 아닙니까?

그런 법으로 할 일 다했다고 생각하는 국회의원들 아닙니까?

사람이 죽어도 조사도 제대로 안하는 경찰들, 검찰들 아닙니까?

재판해도 다 풀어주는 판사들 아닙니까?

 

해야 할 일 안하는 사람들 때문에, 자식 잃은 한빛 아버지와 용균 어머니가 18일째 밥을 굶고 있습니다.

제발 사람 좀 그만 죽게 해달라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좀 만들어달라고 저렇게 죽어가며 외치고 있습니다.

 

민주당에게 말씀드립니다. 174석 슈퍼여당인데, 아직도 의석이 부족하신 겁니까? 그렇게 많은 법이 통과됐는데, 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안되는 겁니까?

 

매년 2400명 희생되는 악순환을 이제 끝내야 합니다.

오늘도 죽었습니다. 유족도 죽어가고 있습니다. 더는 지체할 생각 마십시오.

누더기 법으로 만들 생각도 하지 마십시오. 누더기 법은 산안법으로 충분합니다.

아무도 무서워하지 않는 법, 죽는 사람 막지 못하는 법, 절대 안됩니다.

저도 오늘부터 밥을 굶으며 법 통과될 때까지 두 눈 똑바로 뜨고 지켜보겠습니다.

 

태규누나 김도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