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 올 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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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신 | 제 언론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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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입장] 반도체 노동자 ‘파킨슨병’, 첫 산재 인정 판결을 환영한다. - 유기용제 노출로 발생한 파킨슨병, 업무상 재해로 인정 - 신청 4년만에 판결로 인정. 산재인정 절차와 시간 단축되어야 |
배 포 | 2021. 6. 9. (화) |
문 의 | 010-7747-9772 (문은영 변호사/민변 노동위원회) 010-8799-1302 (이종란 반올림 상임활동가) |
1. 지난 2월 18일 서울행정법원은 SK하이닉스 반도체 이천사업장에서 11년 동안 하청업체 소속으로 반도체 조립공정 검사업무를 담당했던 여성노동자 이00 님(60세)에게 발생한 파킨슨병이 업무상 재해임을 판결하였다(2018구단78469, 요양급여부지급처분취소). 근로복지공단이 이에 대하여 항소하지 않아 판결은 확정되었다.
2. 이00 님(원고)는 39세이던 2005년부터 2015년까지 반도체 조립공정 패키징 모듈 제품의 검사(테스트)업무를 해왔는데 퇴사하던 시점에 양손 떨림 증상이 시작되었다. 검사 결과 파킨슨병을 진단받았다.
이00 씨는 파킨슨병이 반도체 작업환경으로 인해 발생했다고 생각이 되어 2017년 10월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 신청을 하였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은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재해노동자가 근무한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 유해인자는 야간근무, 유기용제(이소프로필알코올, 트리소), 저주파 자기장 등이 있는데, 야간근무 및 알코올류 세척제와 파킨슨병의 관련성은 현재까지는 의학적으로 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있지 않고, 저주파 자기장의 경우 생물학적 기전상 파킨슨병의 원인이 될 가능성이 있으나 재해노동자의 경우 근무 중 저주파 자기장의 노출이 이 사건 상병을 일으킬 정도로 충분하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되어 이 사건 상병의 업무관련성은 낮다고 판단된다’고 회신을 받았고,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가 이 사건 상병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정했다는 이유로 요양불승인처분을 하였다.
3. 그러나 법원은 ‘첨단산업분야에서 근무한 노동자에게서 발병한 희귀질환 또는 새롭게 발생하는 유형의 질환에 관한 연구결과가 충분하지 않아 발병 원인으로 의심되는 요소들과 근로자의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규명하는 것이 현재의 의학과 자연과학 수준에서 곤란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인과관계를 쉽사리 부정할 수 없다’라는 2017년 대법원 판결(2015두3867)의 법리와 다음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원고의 파킨슨병과 업무과정에서 노출된 유기용제 사이의 관련성을 인정하였다.
① 원고는 자동검사 장비가 없던 과거 불량제품 검사 과정에서 제품에 묻은 이물질 제거를 위해 상시적으로 유기용제를 많이 사용했을 것이며, 유기용제가 전혀 차단되지 않는 정전기 방지 보호구만 착용한 채 10년 동안 검사업무를 수행한 점,
② 파킨슨병의 발생 병리기전에 대하여 충분히 알려져 있지 않으나, 파킨슨병과 유기용제(특히 TCE, 트리클로로에틸렌:발암물질)와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고, 파킨슨병의 요인에 대한 메타분석 연구결과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사용한 경우 파킨슨병의 발생에 대한 오즈비를 1.22배 높인다는 연구가 있는 점,
③ 법원의 감정 결과 유기용제 노출로 파킨슨병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는지에 대하여는 논쟁이 있으나 유기용제를 마시거나 고농도 증기를 흡입하면 중추신경계를 억제하여 어지러움, 두통, 운동실조, 혼미, 혼수가 발생할 수 있고 건반사의 소실이 나타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메탄올 중독에 의한 사례로 강직, 운동완만증, 손떨림, 가면양 얼굴, 기면과 같이 파킨슨병의 증싱과 유사한 추체외로 증후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는 것으로 볼 때 유기용제나 휘발성 유기화합물에의 노출이 파킨슨병 발생과 어느 정도 관련이 있다고 보이고, 알코올 기반의 세척제(이소프로필알코올, 트리소) 노출로 나타나는 증상이 파킨슨병과 유사한 것으로 볼 때 원고가 노출된 이소프로필알코올, 트리소를 발병원인으로 배제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점,
④원고 자문의의 업무관련성 평가서에서 원고가 근무한 10년 중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역학조사에서 조사한 환경보다 더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였고 하루 8시간 이상 유해한 화학적 인자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사실이 확인된 점,
⑤원고가 IPA와 트리소에 모두 노출되어 두 물질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파킨슨병의 발생 또는 악화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⑥파킨슨병과 유기용제와의 인과관계가 의학적으로 명확히 규명되지 않음을 전제로한 법원의 감정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
⑦원고의 간암, 고혈압, 당뇨병 등이 파킨슨병의 발병원인으로 볼 만한 근거가 없는 점,
⑧원고는 파킨슨병 이외에 신경계 질환에 대한 치료를 받은 바 없고, 가족력도 없으며 업무 외에는 파킨슨병의 위험요인에 노출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이유로 원고의 파킨슨병을 업무상 질병으로 판단하였다.
4. 다만 법원은 원고가 주장한 파킨슨병과 극저주파 전자기장, 에폭시 분진에의 노출, 야간근무 등과 관련성은 인정하지 않았는데 이 부분 판단 중 특히 극저주파 전자기장에 대한 부분은 납득하기 어렵다. 법원은 원고가 근무한 사업장에서 측정된 전자기파 개인노출량이 노출기준과 비교할 때 현저히 낮은 수치이고 과학적 연구 결과 파킨슨병과 전자기장 노출과 관련성을 인정할만한 연구 결과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극저주파 전자기장의 관련성을 부정하였다. 그러나 파킨슨병과 극저주파 전자기장과의 관련성에 관한 연구는 최근에서야 시작되었고, 전자기장 노출기준과 비교하여 측정된 수치가 현저히 낮은 수치라고 하여도 건강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으며, 유독 전자기장의 경우에는 의학적, 과학적 연구 결과를 기준으로 엄격히 판단한 부분은 위 대법원 법리를 벗어나고 다른 유해 요인과 비교할 때 일관성이 부족한 판단에 해당하여 아쉬움이 남는다.
5. 재해노동자(원고)는 이른 나이에 희귀질환인 파킨슨병을 앓게 되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병세는 점점 더 악화되어 가고 있다. 원고는 검은 분진 가루가 날리고 납 냄새가 진동하는 열악한 작업장에서 10년 넘게 누구보다 성실히 근무한 노동자였고 그렇게 성실히 일한 대가로 고통스러운 질병에 걸렸다. 근무 당시 누구도 원고에게 매일 사용하는 유기용제들이 위험하다고 알려주지 않았고 보호받지 못했다. 원고가 산재 신청을 한 지 4년 만에 겨우 업무상 질병임을 인정받았는데 이 과정 역시 원고에게는 너무나 길고 가혹한 시간이었다.
6. 이번 판결은 유기용제 노출로 인한 직업병으로서 파킨슨병을 인정한 첫 법원의 판결로서 의미가 크다. 더는 파킨슨병이 원인 불명의 희귀질환이 아닌 유해한 작업환경에서 발생하는 업무상 질병임이 확인된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 판결로 작업과정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각종 유기용제의 위험성이 확인된만큼 노동 현장에서 유기용제 노출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할 방안 마련의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당사자 이00님의 소감> “사실 포기하고 있었어요 너무 오래 걸리니 지쳐서..... 그랬는데 뜻밖에 되니까 웃음이 좀 나네요. 맨날 울면서 있었거든요 걷는 것도 힘들고, 말을 하는 것도 어버버 거리고.. 말을 잘 못하겠어요 그래도 잘 풀려서 다행이네요 너무 감사합니다. 변호사님들, 노무사님 감사합니다. 판사님도 인정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 올 림
서울시 구로중앙로60 대림오페라타워 502호, 전화 02-3496-5067, 팩스 02-6442-5065
- 유기용제 노출로 발생한 파킨슨병, 업무상 재해로 인정
- 신청 4년만에 판결로 인정. 산재인정 절차와 시간 단축되어야
010-8799-1302 (이종란 반올림 상임활동가)
1. 지난 2월 18일 서울행정법원은 SK하이닉스 반도체 이천사업장에서 11년 동안 하청업체 소속으로 반도체 조립공정 검사업무를 담당했던 여성노동자 이00 님(60세)에게 발생한 파킨슨병이 업무상 재해임을 판결하였다(2018구단78469, 요양급여부지급처분취소). 근로복지공단이 이에 대하여 항소하지 않아 판결은 확정되었다.
2. 이00 님(원고)는 39세이던 2005년부터 2015년까지 반도체 조립공정 패키징 모듈 제품의 검사(테스트)업무를 해왔는데 퇴사하던 시점에 양손 떨림 증상이 시작되었다. 검사 결과 파킨슨병을 진단받았다.
이00 씨는 파킨슨병이 반도체 작업환경으로 인해 발생했다고 생각이 되어 2017년 10월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 신청을 하였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은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재해노동자가 근무한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 유해인자는 야간근무, 유기용제(이소프로필알코올, 트리소), 저주파 자기장 등이 있는데, 야간근무 및 알코올류 세척제와 파킨슨병의 관련성은 현재까지는 의학적으로 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있지 않고, 저주파 자기장의 경우 생물학적 기전상 파킨슨병의 원인이 될 가능성이 있으나 재해노동자의 경우 근무 중 저주파 자기장의 노출이 이 사건 상병을 일으킬 정도로 충분하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되어 이 사건 상병의 업무관련성은 낮다고 판단된다’고 회신을 받았고,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가 이 사건 상병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정했다는 이유로 요양불승인처분을 하였다.
3. 그러나 법원은 ‘첨단산업분야에서 근무한 노동자에게서 발병한 희귀질환 또는 새롭게 발생하는 유형의 질환에 관한 연구결과가 충분하지 않아 발병 원인으로 의심되는 요소들과 근로자의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규명하는 것이 현재의 의학과 자연과학 수준에서 곤란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인과관계를 쉽사리 부정할 수 없다’라는 2017년 대법원 판결(2015두3867)의 법리와 다음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원고의 파킨슨병과 업무과정에서 노출된 유기용제 사이의 관련성을 인정하였다.
① 원고는 자동검사 장비가 없던 과거 불량제품 검사 과정에서 제품에 묻은 이물질 제거를 위해 상시적으로 유기용제를 많이 사용했을 것이며, 유기용제가 전혀 차단되지 않는 정전기 방지 보호구만 착용한 채 10년 동안 검사업무를 수행한 점,
② 파킨슨병의 발생 병리기전에 대하여 충분히 알려져 있지 않으나, 파킨슨병과 유기용제(특히 TCE, 트리클로로에틸렌:발암물질)와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고, 파킨슨병의 요인에 대한 메타분석 연구결과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사용한 경우 파킨슨병의 발생에 대한 오즈비를 1.22배 높인다는 연구가 있는 점,
③ 법원의 감정 결과 유기용제 노출로 파킨슨병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는지에 대하여는 논쟁이 있으나 유기용제를 마시거나 고농도 증기를 흡입하면 중추신경계를 억제하여 어지러움, 두통, 운동실조, 혼미, 혼수가 발생할 수 있고 건반사의 소실이 나타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메탄올 중독에 의한 사례로 강직, 운동완만증, 손떨림, 가면양 얼굴, 기면과 같이 파킨슨병의 증싱과 유사한 추체외로 증후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는 것으로 볼 때 유기용제나 휘발성 유기화합물에의 노출이 파킨슨병 발생과 어느 정도 관련이 있다고 보이고, 알코올 기반의 세척제(이소프로필알코올, 트리소) 노출로 나타나는 증상이 파킨슨병과 유사한 것으로 볼 때 원고가 노출된 이소프로필알코올, 트리소를 발병원인으로 배제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점,
④원고 자문의의 업무관련성 평가서에서 원고가 근무한 10년 중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역학조사에서 조사한 환경보다 더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였고 하루 8시간 이상 유해한 화학적 인자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사실이 확인된 점,
⑤원고가 IPA와 트리소에 모두 노출되어 두 물질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파킨슨병의 발생 또는 악화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⑥파킨슨병과 유기용제와의 인과관계가 의학적으로 명확히 규명되지 않음을 전제로한 법원의 감정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
⑦원고의 간암, 고혈압, 당뇨병 등이 파킨슨병의 발병원인으로 볼 만한 근거가 없는 점,
⑧원고는 파킨슨병 이외에 신경계 질환에 대한 치료를 받은 바 없고, 가족력도 없으며 업무 외에는 파킨슨병의 위험요인에 노출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이유로 원고의 파킨슨병을 업무상 질병으로 판단하였다.
4. 다만 법원은 원고가 주장한 파킨슨병과 극저주파 전자기장, 에폭시 분진에의 노출, 야간근무 등과 관련성은 인정하지 않았는데 이 부분 판단 중 특히 극저주파 전자기장에 대한 부분은 납득하기 어렵다. 법원은 원고가 근무한 사업장에서 측정된 전자기파 개인노출량이 노출기준과 비교할 때 현저히 낮은 수치이고 과학적 연구 결과 파킨슨병과 전자기장 노출과 관련성을 인정할만한 연구 결과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극저주파 전자기장의 관련성을 부정하였다. 그러나 파킨슨병과 극저주파 전자기장과의 관련성에 관한 연구는 최근에서야 시작되었고, 전자기장 노출기준과 비교하여 측정된 수치가 현저히 낮은 수치라고 하여도 건강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으며, 유독 전자기장의 경우에는 의학적, 과학적 연구 결과를 기준으로 엄격히 판단한 부분은 위 대법원 법리를 벗어나고 다른 유해 요인과 비교할 때 일관성이 부족한 판단에 해당하여 아쉬움이 남는다.
5. 재해노동자(원고)는 이른 나이에 희귀질환인 파킨슨병을 앓게 되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병세는 점점 더 악화되어 가고 있다. 원고는 검은 분진 가루가 날리고 납 냄새가 진동하는 열악한 작업장에서 10년 넘게 누구보다 성실히 근무한 노동자였고 그렇게 성실히 일한 대가로 고통스러운 질병에 걸렸다. 근무 당시 누구도 원고에게 매일 사용하는 유기용제들이 위험하다고 알려주지 않았고 보호받지 못했다. 원고가 산재 신청을 한 지 4년 만에 겨우 업무상 질병임을 인정받았는데 이 과정 역시 원고에게는 너무나 길고 가혹한 시간이었다.
6. 이번 판결은 유기용제 노출로 인한 직업병으로서 파킨슨병을 인정한 첫 법원의 판결로서 의미가 크다. 더는 파킨슨병이 원인 불명의 희귀질환이 아닌 유해한 작업환경에서 발생하는 업무상 질병임이 확인된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 판결로 작업과정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각종 유기용제의 위험성이 확인된만큼 노동 현장에서 유기용제 노출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할 방안 마련의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사실 포기하고 있었어요 너무 오래 걸리니 지쳐서.....
그랬는데 뜻밖에 되니까 웃음이 좀 나네요. 맨날 울면서 있었거든요
걷는 것도 힘들고, 말을 하는 것도 어버버 거리고.. 말을 잘 못하겠어요
그래도 잘 풀려서 다행이네요 너무 감사합니다. 변호사님들, 노무사님 감사합니다. 판사님도 인정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 올 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