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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및 논평 [추모 성명] 고 황유미 17주기 및 반도체·전자산업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

반올림
2024-03-06
조회수 419


[추모 성명] 고 황유미 17주기 및 반도체·전자산업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 

3월 6일은 삼성 반도체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난 고 황유미 님의 17주기 추모일입니다. 반올림은 이 날을 반도체·전자산업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로 정하여 산재사망 노동자들을 추모해오고 있습니다.

 

유미씨는 속초 울산바위가 보이는 조용하고 작은 언덕에 있습니다. 지난 3일 유미씨가 계신 곳에서 반도체 전자산업 산재사망 노동자들을 추모하는 추모제를 진행했습니다. 유미씨가 있는 언덕에 오르는 길에는 무릎까지 빠질 정도로 눈이 쌓여있었습니다. 그 길을 황상기 아버님이 앞장서 걸어가고, 뒤이은 사람들이 눈을 밟아 길을 만들며 올랐습니다. 유미 씨의 부모님과 반올림 활동가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함께 걸으며 만든 그 눈길이 반올림이 오래 걸어 온 길처럼 느껴졌습니다. 길이 없는 곳에 길을 만드는 일은 쉽지 않지만, 함께 하면 가능한 일입니다.

 

작년부터 올해 초까지 오랜시간 공들였던 삼성-전자계열사 노동환경 실태보고서와 화학안전정책포럼 자료집을 영정 앞에 놓았습니다. 반도체 전자산업 노동자들의 건강을 위한 활동을 더욱 넓게 펼쳐가겠다는 반올림의 다짐이기도 합니다.


2023년에도 전자산업 노동자들의 직업병 사망 제보가 이어졌습니다.

 

- ASE 반도체 회사에서 오퍼레이터로 일하다 2023년 1월 8일 백혈병으로 숨진 여성노동자 이00 님(61세) 님

- 스태코 반도체 회사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다 2023년 6월 27일 골수이형성증후군으로 사망한 김00 님(47세) 님

- 삼성디스플레이 탕정공장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다 2023년 7월 3일 골수이형성증후군(혈액암)으로 세상을 떠난 이00 님(36세),

- 삼성전자 자회사 세메스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다 2023년 9월 24일 뇌종양 수술 후유증으로 숨진 노동자

- 삼성디스플레이 기흥 연구소의 연구원으로 일하다 2023년 11월 4일 유방암으로 숨진 최진경 님(48세)

 

이렇게 다섯 분의 노동자 외에도 산업재해로 숨져간 모든 노동자들을 추모합니다.

 

반올림은 작년 역학조사 지연 등으로 고통 받는 노동자들의 문제를 알리고 선보장 제도 도입 등 제도개선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법원과 같이 폭넓은 인정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입법촉구 활동도 벌였습니다. 그러나 反(반)노동자 정책으로 일관하는 윤석열 정부는 이러한 절박한 요구는 외면한 채 기존의 산재제도마저 개악하려 합니다. 반올림은 올 해에도 한 명 한 명의 직업병 인정 투쟁을 넘어 산재개악시도를 막아내고 더 쉽고 빠른 산재제도가 마련되도록 활동해나가겠습니다.

 

삼성의 전자계열사 노동조합과 진행한 노동안전보건실태 조사 연구 결과 삼성 반도체 노동자의 직업병과 관련해 문제가 됐던 발암성 물질, 생식독성 물질이 배터리나 휴대전화 같은 삼성의 다른 제품 생산 과정에도 사용되고 적잖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반도체를 넘어 전자산업 노동자들의 직업병을 예방해야 하는 이유를 다시 확인한 것이기도 합니다.

 

반올림은 2023년 진행한 안전보건사업, 반도체 전자산업 해외 사업장(베트남) 안전보건 문제 제기, 더욱 안전한 화학안전 제도를 위해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반도체 전자산업 태아산재를 인정받고 계속 알려나가겠습니다. 반도체 전자산업 화학물질이 위험과 피해를 국내외 연대를 통해 알려나가는 활동을 계속하겠습니다.

 

반도체, 전자산업 노동자들이 더이상 아프지 않고, 다치지 않고, 죽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세상을 위해 계속 나아가겠습니다.

 

2023년 3월 6일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