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올림 성명]
반도체 초호황 뒤 수많은 질병과 죽음,
삼성은 성과를 정의롭게 배분하고, 질병과 죽음을 막을 대책을 마련하라.
삼성전자 노동자들의 파업에 대한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을 주문하는 친기업 언론과 전문가, 재계의 주문이 요란하다. 이에 동조하는 듯한 발언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이어 국무총리로까지 이어진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 파업은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자의 기본 권리다. 국제노동기구(ILO)는 국민의 생명·안전·건강에 즉각적 위험이 있을 때에만 파업에 국가가 개입할 수 있다고 제한하고 있다.
파업으로 경제적 피해가 우려될수록 삼성 경영진이 더 노력해서 해결해야 할 문제다. 오랜 무노조경영과 불성실한 교섭으로 노동자들에게 불신을 받아온 삼성의 경영진은 이제라도 성실하게 교섭에 임해야 한다. 정부는 긴급조정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서 삼성전자 노사 간의 진지한 대화를 위한 조건을 마련해야 한다.
AI로 인한 반도체 초호황 뒤에는 수많은 노동자들의 질병과 죽음이 있었다. 2019년 정부의 역학조사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포함한 6개 반도체 회사에서 암에 걸린 노동자가 3,442명이고, 이 중 1,178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 피해의 절반이 삼성에서 발생했다. 조사 이후로도 질병과 죽음은 멈추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문제는 화학물질 노출로 인한 질병만이 아니다. 지난해 3월 HBM 개발업무에 배치된 신입연구원 고 김치엽 님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고인은 극심한 성과압박으로 우울증과 수면장애에 시달렸고, 용기내어 병가를 신청했지만 거부당했다. 반올림이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과 함께 2023년 진행한 건강실태조사 결과, 삼성전자 노동자들의 우울증과 수면장애가 매우 심각한 수준임이 드러났다. 특히 일반인구에 비해 자살충동은 7배, 자살시도는 10배나 높았다. 이런 노동환경 뒤에는 인력부족으로 인한 과도한 업무량과 성과압박,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인사고과제도가 있었다. 인력충원 등 삼성전자 노동자들의 정신건강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
게다가 반도체공장의 위험은 더 낮고 보이지 않는 곳으로 흘러가고 있다. 독성화학물질을 공급하거나 설비를 유지·수리하는 등 가장 위험한 일들은 대부분 하청노동자들이 담당하고 있다. 삼성전자에서 일하는 노동자 4명 중 1명은 사내 협력업체 소속이다. 이들은 가장 위험한 일을 하고 있으면서도 가장 적은 보상을 받고, 가장 먼저 버려지는 불안정한 처지에 놓여있다.
삼성에 소재·부품·장비를 납품하거나, 공장을 짓거나,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외 협력업체 노동자 역시 다르지 않다. 작년에도 삼성에 납품할 소재를 만들다 중독사고로, 삼성반도체 공장을 짓다가 추락사고로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었다. 삼성반도체 폐기물을 처리하다 폐암에 걸린 노동자는 매 달 수백만 원의 치료비를 감당하지 못해 빚에 시달리고 있다.
삼성전자의 사내외 협력업체 노동자들 없이는 반도체 생산도 없다. 하지만 이들은 반도체 초과수익 배분에서 철저히 소외되어 있다. 협력업체 노동자들도 성과를 배분받을 자격이 있다. 삼성은 정규직 노동자들을 넘어 협력업체 노동자들과도 성과를 공유해야 한다. 또한 성과배분 논의에서 소외되고 있는 비반도체 부문 노동자들과도 성과를 공유해야 한다.
무엇보다 반도체를 만들다 직업병에 걸린 피해노동자들을 위해 성과를 나눠야한다. 2018년 반올림과 삼성전자의 합의로 만들어진 지원보상제도는 협소한 기준으로 많은 피해노동자들을 배제하고 있다. 새롭게 확인된 질병, 발병시기, 신청 가능 기간 등의 기준을 현실에 맞게 개정하여 더 많은 피해자들이 보호받을 수 있어야 한다. 삼성전자 사외협력업체에서 일하다 병에 걸린 노동자에게까지 제도가 확대되어야 한다. 이렇게 제도를 확대해도 실제 필요한 비용은 그리 크지 않다.
삼성이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직업병 예방을 위해 투자할 적기이다. 삼성전자의 화학물질 금지·규제제도는 2019년 이후 더 이상 발전이 없다. 금지·규제 유해화학물질을 더 확대해야 한다. 1차 협력업체에 그치지 않고 2차·3차 협력업체로 제도를 확대해야 한다. 이들의 열악한 작업환경 개선을 위해 투자해야 한다. 반도체 공급망 전체에서 화학물질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을 더 강화해야 한다.
지금의 성과급 배분 논쟁은 삼성전자 경영진과 정규직 노동조합 간의 교섭을 넘어서야 한다. 삼성전자의 비반도체 부문 노동자들, 협력업체 노동자들, 환경피해를 감당해 온 지역주민들, 반도체 공장에 전기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피해를 입은 주민들, 반도체 기업에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집중해 온 정부정책으로 인해 소외된 시민들, 이들 모두는 반도체 초과수익을 배분받을 자격이 있다.
삼성은 성과를 정의롭게 배분하라. 질병과 죽음을 막을 대책을 마련하라.
2026년 5월 17일
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 반올림
[반올림 성명]
반도체 초호황 뒤 수많은 질병과 죽음,
삼성은 성과를 정의롭게 배분하고, 질병과 죽음을 막을 대책을 마련하라.
삼성전자 노동자들의 파업에 대한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을 주문하는 친기업 언론과 전문가, 재계의 주문이 요란하다. 이에 동조하는 듯한 발언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이어 국무총리로까지 이어진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 파업은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자의 기본 권리다. 국제노동기구(ILO)는 국민의 생명·안전·건강에 즉각적 위험이 있을 때에만 파업에 국가가 개입할 수 있다고 제한하고 있다.
파업으로 경제적 피해가 우려될수록 삼성 경영진이 더 노력해서 해결해야 할 문제다. 오랜 무노조경영과 불성실한 교섭으로 노동자들에게 불신을 받아온 삼성의 경영진은 이제라도 성실하게 교섭에 임해야 한다. 정부는 긴급조정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서 삼성전자 노사 간의 진지한 대화를 위한 조건을 마련해야 한다.
AI로 인한 반도체 초호황 뒤에는 수많은 노동자들의 질병과 죽음이 있었다. 2019년 정부의 역학조사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포함한 6개 반도체 회사에서 암에 걸린 노동자가 3,442명이고, 이 중 1,178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 피해의 절반이 삼성에서 발생했다. 조사 이후로도 질병과 죽음은 멈추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문제는 화학물질 노출로 인한 질병만이 아니다. 지난해 3월 HBM 개발업무에 배치된 신입연구원 고 김치엽 님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고인은 극심한 성과압박으로 우울증과 수면장애에 시달렸고, 용기내어 병가를 신청했지만 거부당했다. 반올림이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과 함께 2023년 진행한 건강실태조사 결과, 삼성전자 노동자들의 우울증과 수면장애가 매우 심각한 수준임이 드러났다. 특히 일반인구에 비해 자살충동은 7배, 자살시도는 10배나 높았다. 이런 노동환경 뒤에는 인력부족으로 인한 과도한 업무량과 성과압박,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인사고과제도가 있었다. 인력충원 등 삼성전자 노동자들의 정신건강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
게다가 반도체공장의 위험은 더 낮고 보이지 않는 곳으로 흘러가고 있다. 독성화학물질을 공급하거나 설비를 유지·수리하는 등 가장 위험한 일들은 대부분 하청노동자들이 담당하고 있다. 삼성전자에서 일하는 노동자 4명 중 1명은 사내 협력업체 소속이다. 이들은 가장 위험한 일을 하고 있으면서도 가장 적은 보상을 받고, 가장 먼저 버려지는 불안정한 처지에 놓여있다.
삼성에 소재·부품·장비를 납품하거나, 공장을 짓거나,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외 협력업체 노동자 역시 다르지 않다. 작년에도 삼성에 납품할 소재를 만들다 중독사고로, 삼성반도체 공장을 짓다가 추락사고로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었다. 삼성반도체 폐기물을 처리하다 폐암에 걸린 노동자는 매 달 수백만 원의 치료비를 감당하지 못해 빚에 시달리고 있다.
삼성전자의 사내외 협력업체 노동자들 없이는 반도체 생산도 없다. 하지만 이들은 반도체 초과수익 배분에서 철저히 소외되어 있다. 협력업체 노동자들도 성과를 배분받을 자격이 있다. 삼성은 정규직 노동자들을 넘어 협력업체 노동자들과도 성과를 공유해야 한다. 또한 성과배분 논의에서 소외되고 있는 비반도체 부문 노동자들과도 성과를 공유해야 한다.
무엇보다 반도체를 만들다 직업병에 걸린 피해노동자들을 위해 성과를 나눠야한다. 2018년 반올림과 삼성전자의 합의로 만들어진 지원보상제도는 협소한 기준으로 많은 피해노동자들을 배제하고 있다. 새롭게 확인된 질병, 발병시기, 신청 가능 기간 등의 기준을 현실에 맞게 개정하여 더 많은 피해자들이 보호받을 수 있어야 한다. 삼성전자 사외협력업체에서 일하다 병에 걸린 노동자에게까지 제도가 확대되어야 한다. 이렇게 제도를 확대해도 실제 필요한 비용은 그리 크지 않다.
삼성이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직업병 예방을 위해 투자할 적기이다. 삼성전자의 화학물질 금지·규제제도는 2019년 이후 더 이상 발전이 없다. 금지·규제 유해화학물질을 더 확대해야 한다. 1차 협력업체에 그치지 않고 2차·3차 협력업체로 제도를 확대해야 한다. 이들의 열악한 작업환경 개선을 위해 투자해야 한다. 반도체 공급망 전체에서 화학물질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을 더 강화해야 한다.
지금의 성과급 배분 논쟁은 삼성전자 경영진과 정규직 노동조합 간의 교섭을 넘어서야 한다. 삼성전자의 비반도체 부문 노동자들, 협력업체 노동자들, 환경피해를 감당해 온 지역주민들, 반도체 공장에 전기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피해를 입은 주민들, 반도체 기업에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집중해 온 정부정책으로 인해 소외된 시민들, 이들 모두는 반도체 초과수익을 배분받을 자격이 있다.
삼성은 성과를 정의롭게 배분하라. 질병과 죽음을 막을 대책을 마련하라.
2026년 5월 17일
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 반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