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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요청 및 보도자료 [기자회견 자료]<故황유미 19주기 및 반도체·전자산업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 입법촉구 기자회견> 노동자 건강과 인권을 위한 법이 필요합니다.

반올림
2026-03-04
조회수 329

[기자회견 자료]

 

 

 

<故황유미 19주기 및 반도체·전자산업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 입법촉구 기자회견>

노동자 건강과 인권을 위한 법이 필요합니다.

 

2026년 3월 4일(수) 오전 11시 / 국회 앞

 

 

<기자회견 순서>

사회 : 반올림 이상수 상임활동가

 

- 참석자 소개, 묵념

 

1. 알권리법 개정 - 반올림 임자운 변호사

2. 공급망 책임법 제정 –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

기업과인권네트워크, 김동현 변호사

3. 자녀산재법 개정 - 반올림지원노무사모임 조승규 노무사

4. 산재보상법 개정 - 반올림지원노무사모임 이성민 노무사

5. 피해자 발언 - 삼성전자 폐기물처리 협력업체 폐암 피해자 박종성님

6. 기자회견문 낭독

 

  

공동주최 : 산업기술보호법 대책위원회, 기업과인권네트워크, 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 반올림

문 의 반올림 이상수 상임활동가(010-9401-1370), 반올림 sharps@hanmail.net, 02-3496-5067



<기자회견문>

 

故황유미 19주기, 반도체·전자산업 노동자들의 질병과 죽음은 멈춰야 한다.

국회는 노동자 건강과 인권을 위한 입법에 나서라!

 

AI 산업의 극심한 국제적 경쟁 속에 반도체는 한국경제를 대표하는 산업이 되었다. 반도체를 위해서라면 정부와 국회 모두 못 할 일이 없는 듯하다. 반도체는 대접받지만 정작 반도체를 만드는 노동자들은 소외되고 있다. 노동자들의 질병과 죽음 또한 계속되고 있다. 이런 선명한 대조를 더욱 강화시키는 것이 바로 법제도이고 국회다.

 

2019년 산업기술보호법 개악으로 노동안전정보에 대한 알권리는 크게 훼손됐다. 공익제보를 위축시키는 조항의 처벌수위도 계속 높아지기만 했다. 산업기술보호법은 생명과 건강에 관한 정보는 예외 없이 공개해야 한다는 국제규범에 위배된다. 지난 해 UN이 한국정부에 대책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지만, 한국정부는 동문서답을 할 뿐이다. 국회도 기업의 눈치만 보며 노동자들의 알권리 훼손을 방치하고 있다. 산재 입증 책임이 피해자에게 있는 한국에서 작업환경에 대한 알권리는 특별히 중요하다. 국회는 알권리법 개정을 더 이상 미루지 말라.

 

반도체·전자산업에서 위험의 외주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화학물질 공급, 반도체 폐기물 처리, 설비유지보수 및 고장수리작업 등 가장 위험한 작업이 공급망, 협력업체 기업으로 대부분 이전되었다. 국내기업의 해외사업장 문제도 심각하다. 현지의 허술한 환경안전보건규제를 이용해 삼성 같은 기업과 그 협력업체들이 해외사업장에서 환경범죄를 저지르며 현지 노동자와 주민 건강을 훼손하고 있다. 공급망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건강과 생명을 위해 원청기업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 유럽에서 시행을 앞두고 있는 공급망 책임법은 한국에서 더욱 절실하다.

 

자녀산재 제도가 산재보험법에 들어왔지만 애초에 잘못 만들어진 법으로 인해 피해자들이 산재보상에서 배제되고 있다. 한시적 예외를 두었지만 법 시행 이전에 태어난 자녀들을 법적용에서 제외했다. 과학적 근거가 분명한데도 불구하고 남성노동자의 자녀산재 역시 산재보상에서 제외되었다. 때문에 피해자들은 기나긴 소송으로 내몰리며 이중 삼중의 고통을 받고 있다. 더 이상 피해자가 배제되지 않도록 국회는 산재보험법을 개정하라.

 

한동안 높아졌던 직업성 암과 희귀질환에 대해 산재인정율이 윤석열 정부 기간 급격히 감소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이재명 정부는 산재감축을 주요국정과제로 제시하며 여러 가지 약속을 제시해왔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 업무상 질병 판정위원회는 여전히 의학적, 자연과학적 입증의 근거를 요구하며 피해자들에게 산재 불승인을 남발하고 있다. 첨단산업 직업병 연구가 부족한 게 피해자들의 책임이 아닌데도 말이다. 하루하루 고통을 견디는 피해자들에게 국회는 너무나 한가하다. 산재인정까지 여전히 오랜 시간이 걸리고, 직업병 인정의 장벽도 여전히 그대로다. 정부와 국회가 여러 차례 공언한 만큼 산재선보장제도, 규범적 인과관계 도입 등 법 개정이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산재피해자들의 고통은 이미 차고 넘친다. 故황유미 19주기를 맞아 반도체·전자산업 산재사망 노동자들을 추모하며 요구한다. 노동자 건강과 인권을 위해 국회는 할 일을 해야 한다. 국회는 말이 아니라 입법으로 실천하라.

 

 

건강권 외면하는 산업기술보호법 개정하라!

국회는 공급망 책임법을 제정하라!

피해자 배제하는 자녀산재법 개정하라!

산재보상법 개정약속 즉각 이행하라!

  

2026년 3월 4일

산업기술보호법 대책위원회

기업과인권네트워크

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 반올림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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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5. 삼성전자 폐기물처리 협력업체 폐암 피해자 박종성님>


안녕하세요. 저는 박종성입니다. 사실 저는 안녕하지 못합니다.

저는 폐암 4기 표적치료 중에 있습니다. 표적치료제가 없으면 살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래도 살아있음에 감사하지만, 치료제 약값으로만 한 달에 800만원씩 들다가, 몇 달 전부터 건강보험 긴급의료지원을 받고, 현재는 한 달에 550만원씩 꼬박 들어갑니다.

 

이재용 회장이나 부자들에게 550만원은 큰돈이 아니겠지만, 삼성반도체에서 하청노동자로 폐기물 처리업무를 하던 제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도 큰돈입니다.

삼성반도체 다니기 전에는, 삼성코닝 정밀유리 협력업체에서 일했습니다.

그 곳과 삼성반도체에서 일한 기간이 수십 년입니다.

제가 폐암에 걸린 이유는, 이렇게 노동하다 노출된 화학물질들, 폐분진들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도체 공장은 겉으로는 깨끗해 보이지만, 저와 같은 하청노동자들이 일하는 공간은 분진이 정말 심합니다. 폐분진이 회오리치는 곳에서 일하다 폐암이 걸렸는데, 이게 산재가 아니고 무엇이 산재이겠습니까.

 

그래서 작년 9월초에 근로복지공단에 산재신청을 했지만, 벌써 7개월이 되도록 아무런 소식이 없습니다. 작년 10월 우원식 국회의장님이 초대해주셔서, 국회 산재보험 제도 개선 토론회에 참석하고 싶었으나, 입원중이라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당시 여러 국회의원들과 노동부장관까지 참석했던 자리에서, 산재 국가책임 선보장 제도를 도입한다고 약속을 한 바가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 약속은 지켜지고 있지 않습니다. 언제까지 기다려야 합니까.

월 550만원을 감당하는 것이 너무 힘듭니다.

아는 사람들에게 돈을 빌리는 것도 한계가 왔고, 근로복지공단에 대부제도가 있어서 신청하려 했는데, 퇴직자는 신청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저는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어디서 돈을 꾸어 치료해야 합니까.

 

평생 열심히 일했는데, 남은 건 병이고, 모아놓은 돈도 바닥이 나고, 치료비가 없어 하루하루가 너무 막막합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

 

국회와 정부는 저희와 같은 산재노동자들이 살 길을 마련해야 합니다.

산재 국가책임 선보장 제도를 도입해야 합니다. 신속하게 산재를 인정하도록 법을 바꿔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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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1. 알권리법 개정 - 반올림 임자운 변호사>

 

그동안 우리 사회의 산재 ‘예방’ 정책들은 책임 있는 기업이나 경영자를 무겁게 벌하는 방식 위주로 논의되어 왔습니다. 산재 문제에 유독 관심을 보이는 이재명 정부의 기본 방향도 비슷해 보입니다.

 

물론 이 또한 중요한 과제였고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등 의미 있는 변화도 없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업무상질병’ 문제에서, 특히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서’ 집단적으로 발생하는 직업성 암, 희귀질환 문제에서 징벌 중심의 대책이 갖는 한계도 분명히 있었습니다. 이는 어디까지나 ‘사후적’ 대책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산업현장에서 위험의 원인과 발생 양태는 빠르게 변하는데, 법적 제재수단의 도입과 집행은 항상 늦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반올림은 오래전부터 현장 노동자들이 안전보건활동의 단단한 주체가 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그들에게 권리가 주어져야 한다고 판단해 왔습니다. 그 권리의 시작은 ‘알권리’가 되어야 한다고 또한 주장해 왔습니다. 누구도 알지 못하는 위험에 대처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반도체 공장에서 그토록 많은 직업병 피해가 발생한 것과 그 노동자들이 현장에 산재한 위험에 대해 잘 알지 못하였던 것은 결코 무관하다고 볼 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2015년부터 알권리법 도입 방안을 제안해 왔고, 삼성반도체 공장 <안전보건 진단보고서>, <특별감독 보고서>,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 등에 정보공개 소송도 제기해 왔습니다. 2019년 기업의 위험 은폐 수단으로 전락해 버린 ‘산업기술보호법’ 개악 문제에 대응해서는 대책위를 꾸려 헌법소원과 법 재개정 운동을 이어 왔고, 현재 산업기술보호위원회 정보공개소송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노동자의 알권리를 확장시키는 의미 있는 판결들이 여럿 있었지만, 그 성과를 뒤집는 나쁜 판결들도 꽤 있었습니다. 산업기술보호법 개악과 관련해서는 그에 찬성했던 국회의원 십 수 명으로부터 직접 사과 성명까지 받아냈지만, 이 법은 재개정은 커녕 오히려 더 나빠져왔고, 그래서 지금도 반도체 직업병 소송에서 사업주들이 작업환경을 은폐하는 수단으로 애용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한국 정부는 산업기술보호법 문제를 지적하는 UN OHCHR(인권최고대표사무소)의 질의에 대해, “2019년에 도입된 산업기술보호법 제9조의4(국가핵심기술에 관한 정보의 비공개)는 비공개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 아니다, 국가 안보나 국가경제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 정보는 공개되도록 했다”고 답하였습니다. 이 법의 해악과 숱한 악용사례에 대해 사실상 눈감고 있음을 보여 준 것입니다. 무너져 내리던 윤석열 정부의 마지막 모습이 그러했습니다. “진짜 대한민국”을 말하는 이재명 정부는 어떻게 다른지 궁금합니다.

 

지난해 7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국무회의에서 ‘중대재해 대책의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선언하며 “노동자를 보호 객체에서 예방 주체로 세워야 한다. 노동자들의 알권리, 참여할 권리, 피할 권리를 보장하겠다”고 했습니다. 매우 반가운 발언이었습니다. 하지만 ‘알권리’ 문제와 관련해서는 아직 제도적으로 어떠한 변화가 모색되고 있는지 알지 못합니다.

 

현장에서 어떤 문제가 빚어지고 있는가부터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갖은 유해요인들이 산재한 일터에서 현재 일하고 있거나 과거에 일했던 노동자들이 그 유해요인들을 얼마나 알 수 있는가부터 세심하게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그들이 알 수 없는 위험이 가장 큰 위험입니다. ‘노동자의 주체성’은 알 수 없는 위험을 제거하는 것에서 부터 시작된다고 믿습니다.

 

 

 

<발언2. 공급망 책임법 제정 -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 기업과인권네트워크, 김동현 변호사>

 

안녕하십니까.

기업과인권네트워크와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동현 변호사입니다.

 

황유미 노동자의 19주기를 추모하며 저는 이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만약 공급망 책임법이 있었다면 황유미의 죽음을 막을 수 있었을까.”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 질문에 대해 “그렇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직업성 암이라는 질병 자체가 과학적·의학적으로 규명하기 어려운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더 근본적으로는 하나의 법이 특정한 죽음을 막을 수 있었다고 단정하는 것 자체가 책임 있는 태도는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적어도 이렇게는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공급망 책임법은 제2의, 제3의 황유미를 막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는 제도가 될 수 있습니다.

 

황유미 노동자의 죽음 이후에도 반도체·전자산업 현장에서는 여전히 직업성 암과 희귀질환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위험은 점점 더 공급망의 아래로 이전되고 있습니다. 하청의 하청에서, 더 나아가 해외 사업장의 노동자들이 가장 위험한 공정에 노출되고 있습니다.

 

이들이 더욱 취약한 상황에 놓이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노동조합을 결성하기도 어렵고, 교섭을 요구하기도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사실상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원청기업을 상대로 문제를 제기할 제도적 통로가 거의 없습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공급망 책임법이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위험은 아래로, 이윤은 위로 집중되는 구조 속에서 가장 취약한 위치에 놓인 노동자들이 자신의 위험을 해소하기 위해 기댈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 그것이 이 법의 취지입니다. 노동자는 원청기업에 협의를 요청할 수 있고, 원청의 실질적 관여 정도에 따라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또한 입증책임을 전환하거나 완화함으로써, 노동자가 구조적으로 정보에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문제제기를 시도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이미 유럽에서는 진행과 퇴행의 과정 속에서 기업에 인권·환경 실사 의무를 부과하고, 공급망 전반으로 그 범위를 확대하려는 입법적 논의가 전개되고 있습니다. 나아가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책임을 묻는 법체계도 마련되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은 해외 사업에서는 이러한 기준에 맞추어 대응하면서도, 국내에서는 법적 의무가 없다는 이유로 공급망 노동자의 문제를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반도체 산업과 전자산업에 대한 지원과 특혜를 논의하는 것과 동시에, 그 산업이 감당해야 할 책임에 대해서도 함께 논의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책임을 실질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수단 중 하나가 바로 공급망 책임법입니다. 위험을 줄이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최소한의 제도적 ‘비빌 언덕’을 마련하는 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공급망 책임법이 필요합니다. 감사합니다.


<발언3. 자녀산재법 개정 - 반올림지원노무사모임 조승규 노무사>

 

여전히 싸우고 있는 황유미들 : 전자산업 자녀산재 피해자

 

우리 사회에 반도체 직업병의 실체를 처음으로 드러낸 황유미님이 세상을 떠난 지 벌써 19년이 지났습니다. 지난 19년 동안 수많은 피해자들이 자신의 고통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용기를 냈고, 그 목소리는 우리 사회를 바꾸어 왔습니다. 한때 괴담으로 치부되었던 직업성 암과 희귀질환은 이제 더 이상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여전히 드러나지 않은 문제들, 인정되지 않는 피해들도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자녀산재입니다. 황유미님을 비롯한 초창기 반올림 피해자들부터 자녀산재와 생식독성 문제에 대해서 증언해오셨습니다. ‘아프기 전에 생리에 먼저 문제가 생겼다’, ‘근처 산부인과는 회사 사람들로 가득했다’, ‘저 부서에서 일하면 딸만 낳는다’... 이에 반올림은 기회가 닿을 때마다 피해자들과 함께 암 뿐만 아니라 자녀산재 문제에 대해서도 알려왔습니다.

 

그간의 활동을 통해 성과도 있었습니다. 자녀의 피해도 산재로 인정하는 자녀산재법이 만들어졌고, 반도체 자녀산재 첫 인정 사례도 나왔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갈 길이 멉니다. 현재는 자녀산재로 인정되는 피해자보다 배제되는 피해자가 훨씬 더 많기 때문입니다. 생식독성은 부모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자녀산재 신청은 어머니만 되고 아버지는 되지 않습니다. 심지어 어머니조차도 모두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법시행 이전에 태어난 아이들은 너무나 짧은 신청기간 탓에 산재보험에서 내쳐졌습니다.

 

아버지 자녀산재 피해자는 단지 법에 아버지는 없다는 이유만으로 4년 넘게 산재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머니 자녀산재 피해자는 너무나 짧게 설정된 신청기간을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1년 반 동안 아무런 조사도 판단도 받지 못하고 그저 불승인 결과만 받고 있습니다. 황유미님이 돌아가신 지 19년이 지난 오늘에도, 전자산업 피해자들이 피해를 인정받기 위해서 오랫동안 싸움을 이어가야 하는 현실이 너무나 답답하고 참담합니다.

 

그간 반올림 피해자들의 싸움에서 국회와 정부는 항상 늦어왔습니다. 수많은 시간과 판결문이 쌓이고 난 후에야 그들은 움직였습니다. 그 잘못을 반복해서는 안 됩니다. 국회가 먼저 나서야 합니다. 국회에 촉구합니다. 아버지 자녀산재와 과거 자녀산재 피해자들도 산재신청을 할 수 있도록 자녀산재법을 개정하십시오. 반도체 기업에 특혜만을 고민할 것이 아니라,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을 지킬 방안에 대해서 고민해주십시오.

 

 

 

 <발언4. 산재보상법 개정 반올림지원노무사모임 이성민 노무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본질은 분명합니다. 일터에서 발생한 위험을 개인에게 떠넘기지 않고, 사회 전체가 분담하여 노동자와 그 가족을 보호하는 것, 그것이 산재보험의 존재 이유입니다.

 

무엇이 산업재해인지에 대한 우리 사회의 기준도 분명합니다. 업무상 질병 인정에 필요한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과학적으로 완벽하게 증명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 법적·규범적 관점에서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면 충분하다는 것, 특히 직접적인 증거가 없더라도, 근로자의 건강 상태, 작업환경의 유해 요소, 근무 기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 경험칙과 사회통념에 따라 합리적 추론이 가능하다면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산재보험은 사회보험이기 때문입니다. 불확실한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제도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원칙은 산업재해 여부를 최초로 판단하는 근로복지공단에 의해 반복적으로 무너지고 있습니다.

 

공단은, 직업병 피해자들의 산업재해 신청에 대해 협소한 의학적, 과학적 기준을 들이밀며 불승인 처분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산업재해 판단은 규범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재해자들의 호소에도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당신 병의 원인이 의학적이고 과학적으로 엄격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통보만 되풀이했습니다. 이로 인해 재해자들은 산재 불승인 통보 뒤에 소송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가난한 노동자들은 돈이 없어 소송을 포기하거나 더 이상 버티기 힘들어 소송을 하지 못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기나긴 소송을 통해 어렵게 산업재해임이 인정되어도, 근로복지공단의 행정소송 패소율이 타 기관 평균 대비 최대 8배가량 높아도 반성과 변화는 없습니다. 이후 비슷한 사례의 산업재해 신청에 대해 공단은 여전히 의학적이고 과학적인 근거를 요구하며, 입증책임을 가진 당신이 스스로 병의 이유를 찾아오라는, 책임 없는 결정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산업재해 판단의 당연한 원칙이라 배워온 규범적 판단을 막상 재해자들은 행정소송을 통해서나 기대할 수 있습니다. 신속한 재해 노동자 보호는 너무도 어색한 단어가 되었습니다. 노동자들에게 산재 신청은 너무도 두렵고, 어려운 일이 된 지 오래입니다.

 

우리는 산재보험이 사회보험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노동자에게 과도한 입증을 요구하는 구조는 반드시 바뀌어야 합니다.

 

공단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정부와 국회도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규범적 판단의 명문화, 추정의 원칙 확대, 산재 처리 지연 시에 선보상 제도 도입 등 그동안 집권여당을 비롯해 노동부 장관도 공언해 온 제도 개선을 더 이상 미루어서는 안 됩니다. 산업재해 인정의 문턱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노동자의 입증 부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해야 합니다.

 

산재보험제도개선, 하루 이틀 지적한 일이 아닙니다. 바뀌어야 합니다. 제도개선의 약속이 형식적 선언에 머물지 않고,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져야 합니다.



<관련 자료>

 

1. 산업기술보호법 : 박지혜의원 등

https://likms.assembly.go.kr/bill/bi/billDetailPage.do?billId=PRC_O2M5M1L1L2J8K0S9S2R9R4Q7O8P5W4

 

산업기술보호법 : 용혜인의원 등

https://likms.assembly.go.kr/bill/bi/billDetailPage.do?billId=PRC_S2T5P1Q2O0O5M1N8M3T5U5S2T1R1S4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삼성 ‘영업비밀’의 비밀 :

https://www.youtube.com/watch?v=8P8B8Bpf7Bw

 

[JTBC] "산업기술보호법은 삼성 보호법"…발의서 '삼성' 노골적 언급도

https://www.youtube.com/watch?v=jkocV-_5iNI

 

2. 공급망책임법 : 정태호의원 등

https://likms.assembly.go.kr/bill/bi/billDetailPage.do?billId=PRC_B2J5J0I6G1H0F1G5N4O4N2N1L7K8K9

 

공급망 책임법 발의 성명 :

https://ko.ktncwatch.org/ktnc-watch-news-kr/bodojaryo-han-gughoe-asia-coeco-gieobingweonhwangyeongsilsabeob-jaebalyi/

 

공급망 책임법 국회토론회 :

https://ko.ktncwatch.org/ktnc-watch-news-kr/haengsaannae-gieobyi-jisogganeunggyeongyeongeul-wihan-ceosgeoleum-gieob-ingweonu/

 

3. 자녀산재법 개정촉구 관련 최근 보도자료

https://sharps.or.kr/statement/?q=YTox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9&bmode=view&idx=170183626&t=board


나만 아프면 끝날 줄 알았습니다 l 자녀산재

https://youtu.be/ko6qg5Vyr9s?si=VTZK8VmROyiKftc1

 

4. 산재보험 제도개선 관련

 

[기자회견] 산업재해 선보장을 통한 산재 국가책임제 실현 촉구

https://www.sharps.or.kr/statement/?q=YToy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zOjQ6InBhZ2UiO2k6OTt9&bmode=view&idx=16498944&t=board

 

[국회예산정책처] 산업재해보상보험 정책토론회

https://acrobat.adobe.com/id/urn:aaid:sc:AP:e7ae658c-ca3b-4443-8722-ffd4cf28bc5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