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판결 성명]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 올 림
2025. 12. 11.(목)배포, sharps@hanmail.net www.sharps.or.kr 02-3496-5067문의 010-8799-1302 이종란 상임활동가/노무사

[성명]
삼성디스플레이 비정규직 청소노동자의 유방암 산재 인정 판결을 환영한다.
산재인정까지 6년... 국회는 산재법 개정하라!
- 방사선, 각종 화학물질의 복합적‧ 누적적 노출로 유방암이 발병하였다고 인정한 판결.
6년 7개월 만에 산재 인정... 공단은 더 이상 항소하지 말고, 판결을 조속히 확정하라!
국회는 반도체특별법은 신속 처리하면서 노동자 산재보험법 개정은 외면하는가? 노동자 입증 부담 덜고(규범적 인과관계 법제화), 처리 지연에 국가책임 ‘선보장’제도 도입하라!
삼성은 청소노동자에 대한 차별과 배제 대신, 평등하고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라!
지난 11월 26일 서울행정법원은 삼성디스플레이 생산라인에서 청소 업무를 하다가 유방암이 발병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산업재해 신청을 불승인한 근로복지공단의 결정이 잘못되었다고 판단하였다(서울행정법원 2025. 11. 26. 선고, 2021구단79899 판결).
이는 비정규직(사내하청) 청소노동자가 각종 유해 위험 요소가 상존하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클린룸 지상과 지하를 오가며 열악하게 청소 노동을 하는 과정에서 유해화학물질과 방사선에 노출되었음을 인정하고 이것과 유방암의 발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한 것이다.
특히 이번 판결은 야간노동을 하는 교대 근무자가 아닌 주간 근무만 한 경우라도, 여러 유해화학물질과 방사선 등에의 복합적, 누적적 노출 영향으로 유방암이 발병하였다고 본 의미있는 판결이다. 많이 늦었지만 의미있는 인정판결을 환영하며 근로복지공단은 항소하지 말고, 조속히 판결을 확정해야 함을 밝힌다.
원고가 판결을 받기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6년 7개월이다. 공단에서만 2년 7개월, 소송에서만 4년이 걸렸다. (2019년 1월 유방암 진단 후 같은 해 3월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요양급여 신청을 하였고, 역학조사를 거쳐 2년 7개월 만에 불승인 처분을 받음. 이에 불복해 2021년 12월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이후 4년 만인 2025. 11. 25. 산재인정 판결을 받음). 원고 대리인의 지적처럼 재해자가 자신의 고통을 스스로 증명하기 위해 너무나 오랜 시간이 걸린 것이다. 이제라도 근로복지공단은 항소 없이 판결을 조속히 확정함으로써, 재해자의 고통을 덜어야 한다.
무엇보다 산재보험법 목적과 취지에 어긋나는 판단을 근로복지공단이 더 이상 남발하지 않도록 산재법을 개정해야 한다. 언제까지 산재 인정을 위해 행정소송으로 내몰려야 하는가. 국회는 산재보험법을 조속히 개정해 노동자 측에 부과된 과도한 입증책임을 대폭 완화하고, 반복된 판례대로 의학적‧ 자연과학적 관점이 아니라 법적‧규범적 관점에서 업무와 질병간의 상당인과관계를 판단하도록 분명하게 법에 명문화해야 한다.
또한 공단에서 아무런 제한 조치가 없는 산재 처리 기간에 대하여, 산재법 안에 적정한 조사기간을 명문화하고 그 기간을 넘어서는 경우 국가가 지연 책임을 지고 보험급여를 우선 지급하는 선보장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노동자 입증책임 완화 및 산재 국가 책임 선보장제 도입은 이미 집권 여당이 대선 과정에서 공약으로 약속한 사안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직 아무것도 달라진 것은 없다.
언제까지 처리지연 문제와 입증책임 문제를 재해노동자에게 전가할 것인가? 국회는 반도체 재벌 대기업이 요구하는 반도체특별법은 많은 문제 속에서도 패스트트랙으로 신속하게 통과시키면서, 노동자들의 각종 직업병 고통은 어째서 헤아리지 않는가. 심지어 반도체 노동자의 자녀들도 선천성 질환이나 기형, 발달장애 등의 고통이 있고, 이에 대해 현행 자녀산재법에서 보장하는 폭이 좁아 배제된 피해자들이 오래전부터 법 개정을 촉구하여 왔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국회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다.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가? 국회는 노동자에게 절박한 산재법 개정 요구를 더 이상 외면하지 마라! 시급히 우선 처리하라!
마지막으로 삼성에 촉구한다. 청소 노동자들은 투명 인간이 아니다. 제대로 된 보호구 지급은 물론, 현장에서 차별과 배제 없이 평등하고 안전한 일터를 제공하라.
2025. 12. 11.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첨부글)
1. 판결 요지, 2.원고 대리인이 말하는 판결의 의미, 3. 당사자의 심경/ 별첨- 판결문
1. 판결 내용 요지
원고는 2011년 4월에 입사해 2019년 1월경까지 약 7년 9개월간 삼성디스플레이 아산 A2공장 OLED생산라인에서 사내하청업체 소속으로 청소업무를 수행했다. (2년마다 소속 업체가 바뀌어 모두 3군데 업체를 거쳐야 했다. 업무는 동일하게 수행하였다. 그러던 중에 2019년 1월경 유방암을 진단받고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보상보험 요양급여 신청을 한 것이다.
원고는 주간에만 하루 8시간 동안 일하였다. 무려 4천 평 규모의 생산라인의 청소 업무를 수행했다. 클린룸(팹FAB; 생산설비가 있는 지상층)과 그 하부층인 RP층(펌프, 배관, 냉각기 등이 있는 Return Plenum층)을 오가면서 먼지나 화학물질을 밀대와 면포로 닦았다. 이 과정에서 약품 특유의 각종 냄새로 괴로웠다. 알피층에서 일할 때에는 클린룸 바닥에 뚤린 구멍으로 정체 모를 가루와 약품이 떨어지기도 했다. 원고는 청소 시 배관에서 누출된 화학물질 액체가 있으면 리트머스(테스트) 종이를 갖다 대어 색깔이 변하는지를 살폈다. 유해화학물질을 내보내는 소위 굴뚝에서는 엔지니어들이 방독면을 쓰지만 원고는 그 잔여물을 특별한 보호장구 없이 청소해야 했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은 이와 같은 청소 노동의 위험성을 간과하고 방사선 및 화학물질 노출 정도가 제조 공정 노동자들보다 높지 않다고 단정하며 불승인 결정한 것이다.
이에 대하여 서울행정법원은 아래의 5가지 근거를 들며, 원고가 전리방사선(엑스선), 극저주파 자기장, 벤젠, 포름알데히드 등 유기화합물, 그 외 유기용제 등에 노출된 환경에서 업무를 수행하여 발병하였거나 자연 경과적인 진행 속도 이상으로 악화되었다고 추단함이 상당하므로, 유방암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시하였다.
① 국제암연구소에 따르면 전리방사선, 극저주파 자기장, 산화에틸렌, 벤젠, 포름알데히드 등 유해물질 노출의 직업 환경적 요인이 유방암 발생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② 비록 원고가 OLED 제조공정 자체를 수행한 것은 아니었으나, 위와 같은 청소 업무 수행 과정에서 클린룸이 위치한 전기를 이용한 생산설비와 이오나이저, 세정기, 검사장비 등으로 인해 전리방사선과 극저주파 자기장에 상시 노출 될 수 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일련의 공정으로 인하여 벤젠, 포름알데히드, 산화에틸렌(식각공정에서 에틸렌글리콜이 사용되는데 에틸렌글리콜은 산화에틸렌이 주 원료) 등 이 사건 상병을 유발하는 다양한 유해물질에 직‧간접적으로 노출되었을 개연성이 있고, 원고가 청소 업무를 수행한 구역을 고려하면 원고는 OLED 생산의 전 공정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유해물질에 광범위하게 노출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공단은 작업환경측정결과 유해물질 노출수준이 낮다는 점을 불인정 근거로 들었지만, 각 유해물질의 노출값은 측정 시기와 방법에 따라 다르게 산출될 수 있으므로 피고 주장의 노출값을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다. 나아가 피고가 주장하는 노출수준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그러한 노출이 이 사건 발병에 전혀 기여하지 않았다고 단정 지을 근거가 부족하고(이 사건 공장의 방사선 발생장치 및 해당 장치가 장착된 설비에 출입하거나 접근하는 작업자의 휴대형 방사선 측정기 판독 결과 2018년 1분기의 경우 그 최대값은 2.74밀리시버트(mSv)로 비행기 승무원들의 우주 방사선으로 인한 1년 피폭량으로 알려진 수치와 유사할 정도로 측정되기도 했다. 따라서 원고가 7년 9개월 동안 누적 노출량이나 각 유해물질의 노출값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이 사건 상병의 발병 내지 악화요인으로 작용하였을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한다.
③ 서울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원고가 청소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제조공정 오퍼레이터에 비해 유해물질 노출 농도와 빈도가 높지 않다고 보았으나 1일 8시간 OLED 생산라인 전체를 오가게 되므로, 특정 구역에서 특정 작업을 수행하는 오퍼레이터와 비교할 때 노출된 유해화학물질의 종류가 더욱 다양할 수 있다. 따라서 OLED 생산라인 청소노동자의 유해물질 노출 빈도와 강도가 낮다는 추정은 근거가 부족하다. 한편 판정위원회는 2010~2020년까지 같은 공장에서 청소업무(주로 스막룸)를 수행한 근로자 황00씨가 유방암 진단을 받은 사례에 대해서는 야간작업 및 다양한 유해물질에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이유로 2021년 산재를 인정한 바 있다. 전리방사선이나 유해물질 노출 위험이 클린룸보다 낮은 스막룸에 근무한 사례에 관하여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면서도 위험한 청소 업무를 수행한 원고의 이 사건 상병에 관하여 달리 판단한 합리적인 이유를 찾을 수 없다.
④ 법원의 감정의(직업환경의학과)도 원고가 노출기준 미만으로 노출되었더라도 이러한 유해물질들의 상승작용(시너지 작용)으로 직업병이 발병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학적 소견을 제시하였다. 또한 업무상 재해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인과관계의 존부는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법적 ‧ 규범적 관점에서 업무와 질병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면 인정할 수 있다 할 것이므로, 위와 같은 회신은 그 자체로 원고에 대한 업무상 재해 인정에 있어 충분한 근거가 된다.
⑤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는 작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업안전보건상의 위험을 사업주나 근로자의 어느 일방에 전가하는 것이 아니라 공적 보험을 통해서 산업과 사회 전체가 이를 분담하고자 하는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이라는 목적 등에 비추면, 발병원인으로 의심되는 요소들과 근로자의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규명하는 것이 현재의 의학과 자연과학 수준에서 곤란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쉽사리 부정할 수 없다.
따라서 이와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원고의 작업환경에서 여러 유해물질이나 유해요소가 이 사건 상병이나 발병의 악화에 복합적‧ 누적적으로 작용하였다고 판단된다. 나아가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이 업무수행과 직접적 관계가 없더라도 적어도 업무가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대법원 2020.5. 28.선고 2019두62604 판결 등 참조), 설령 원고에게 이 사건 상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킨 다른 요인이 존재하였다고 보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간의 인과관계를 부정할 것은 아니다고 판시하였다.
2. 당사자(원고)의 심경 – 원고 손00
먼저 산재인정을 위해 애써주신 반올림과 노무사님, 변호사님들 고맙습니다. 산재가 인정되어 기쁩니다. 혼자서는 증명하기 힘들었을 겁니다. 이런 단체가 있고 이렇게 해주니까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암이 발병하고 나서 일을 하지 못하므로 배우자 혼자 벌어서 아이들 고등학교, 대학교 보내야하고 이러다보니 좀 힘들었고, 항암약 부작용으로 관절통, 갱년기 증상, 불면증 탈모증 등으로 힘들었습니다. 저는 특히 관절통이 심했습니다. 지금도 후유증이 있고 재발방지를 위한 약을 복용하고 있습니다.
산재인정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제가 병이 발병하고 곧바로 산재 신청을 했는데 공단에서 너무 오래 걸렸습니다. 병이 발병하자마자 2019년 3월 바로 신청을 했는데 공단에서 무려 2년 7개월이 걸려 불승인 났고, 그래서 소송 가서 4년 만에 인정되었습니다.이제라도 산재가 인정되어 다행이면서도 좀 더 일찍 인정되었더라면 하는 속상함이 있습니다.
특히 같이 일했던 또 다른 동료는 공단에서 인정이 되었는데 저는 교대근무가 없다고 오래 걸렸습니다. 약품 노출 영향을 공단은 무시했습니다. 찐득거리는거 아세톤으로 닦고, 리트머스 테스트 종이로 화학물질 배관 노출 점검도 하고, 쓰레기통 수거도 하고, 위험한 공정에서 엔지니어들은 방독면을 쓰는데 우리는 그런게 없었습니다.
회사에도 바람이 있습니다. 우리 청소노동자는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존재입니다. 임원이 온다고 하면 미리 청소해놓고 눈에 띄지 말게 숨으라고 합니다. 있는대로 보여주지 않습니다. 우리는 투명인간입니다. 그 사람들 생각이랑 저의 생각이 다른지 모르지만 아무리 그래도 건물만 있는게 아니잖아요. 사람이 있으니까 기계도 돌아가고 돈도 버는 것인데.... 청소노동에 대해 존중을 좀 해주고, 이번 산재인정을 계기로 안전한 환경이 제공되길 바랍니다. 사람중심으로 일하는 환경이 조성되었으면 좋겠습니다.
3. 판결의 의미 – 원고 대리인 문은영 변호사
이번 판결은 반도체 ‧ 디스플레이(OLED) 생산 공정에서 근무한 청소노동자의 업무가 전리방사선 및 각종 휘발성 유기화합물에 복합적으로 노출될 위험이 높으며, 이것이 유방암 발병의 직접적인 원인임을 법원이 확인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습니다.
당초 근로복지공단과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청소 업무의 특성상 유해물질 노출 수준이 낮다고 판단하여 산재를 불승인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법원은 청소노동자가 공정 전체를 이동하며 업무를 수행하는 특성상, 생산 설비에서 발생하는 방사선과 다양한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복합 노출' 위험이 결코 낮지 않음을 분명히 인정했습니다.
이미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전리방사선은 유방암의 주요 유해인자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해당 공정에서는 상당량의 방사선이 발생했고 회사의 측정 기록도 존재했으나, 공단은 이를 간과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기록을 근거로 유방암과 전리방사선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명확히 판단했습니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행정의 형평성입니다. 법원은 공단이 유사한 환경에서 근무한 다른 청소노동자의 유방암은 산재로 인정했음에도, 이번 재해자에게만 불승인 처분을 내린 것은 합리적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근로복지공단은 동일·유사한 산재 신청에 대해 일관성 있는 판정 체계를 갖추어, 노동자가 불필요하고 고통스러운 소송 절차를 겪지 않도록 개선해야 합니다.
재해자는 공단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산재 신청 후 무려 6년이 지나서야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아픈 몸을 이끌고 긴 싸움을 견뎌낸 노동자의 인내가 있었기에 이번 판결이 가능했습니다. 이번 사례가 향후 직업성 암 인정 정책 개선의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재해자가 자신의 고통을 스스로 증명하기 위해 너무나 오랜 시간을 기다렸습니다. 근로복지공단은 부디 항소를 포기하고 판결을 조속히 확정함으로써, 재해자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를 강력히 촉구합니다.
*참고: 이 사건의 원고대리인은 민변 노동위원회, 반올림 소송단 문은영 변호사, 공익인궙법재단 공감의 강은희 변호사, 법무법인 율립의 오민애 변호사가 공동 대리하였습니다. 문의: 010-7747-9772 문은영)
*원고 대리인 강은희 변호사의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소식지 기고글
승소 – 삼성디스플레이 공장 청소노동자 산업재해 인정 | 공익인권법재단 공감https://www.kpil.org/board_activity/20251203/
* 원고의 산재신청 기자회견 사진 (2019. 3. 4. 근로복지공단 서울남부지사 앞 반올림 기자회견)

[보도자료/ 판결 성명]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 올 림
2025. 12. 11.(목)배포, sharps@hanmail.net www.sharps.or.kr 02-3496-5067문의 010-8799-1302 이종란 상임활동가/노무사
[성명]
삼성디스플레이 비정규직 청소노동자의 유방암 산재 인정 판결을 환영한다.
산재인정까지 6년... 국회는 산재법 개정하라!
- 방사선, 각종 화학물질의 복합적‧ 누적적 노출로 유방암이 발병하였다고 인정한 판결.
6년 7개월 만에 산재 인정... 공단은 더 이상 항소하지 말고, 판결을 조속히 확정하라!
국회는 반도체특별법은 신속 처리하면서 노동자 산재보험법 개정은 외면하는가? 노동자 입증 부담 덜고(규범적 인과관계 법제화), 처리 지연에 국가책임 ‘선보장’제도 도입하라!
삼성은 청소노동자에 대한 차별과 배제 대신, 평등하고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라!
지난 11월 26일 서울행정법원은 삼성디스플레이 생산라인에서 청소 업무를 하다가 유방암이 발병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산업재해 신청을 불승인한 근로복지공단의 결정이 잘못되었다고 판단하였다(서울행정법원 2025. 11. 26. 선고, 2021구단79899 판결).
이는 비정규직(사내하청) 청소노동자가 각종 유해 위험 요소가 상존하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클린룸 지상과 지하를 오가며 열악하게 청소 노동을 하는 과정에서 유해화학물질과 방사선에 노출되었음을 인정하고 이것과 유방암의 발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한 것이다.
특히 이번 판결은 야간노동을 하는 교대 근무자가 아닌 주간 근무만 한 경우라도, 여러 유해화학물질과 방사선 등에의 복합적, 누적적 노출 영향으로 유방암이 발병하였다고 본 의미있는 판결이다. 많이 늦었지만 의미있는 인정판결을 환영하며 근로복지공단은 항소하지 말고, 조속히 판결을 확정해야 함을 밝힌다.
원고가 판결을 받기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6년 7개월이다. 공단에서만 2년 7개월, 소송에서만 4년이 걸렸다. (2019년 1월 유방암 진단 후 같은 해 3월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요양급여 신청을 하였고, 역학조사를 거쳐 2년 7개월 만에 불승인 처분을 받음. 이에 불복해 2021년 12월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이후 4년 만인 2025. 11. 25. 산재인정 판결을 받음). 원고 대리인의 지적처럼 재해자가 자신의 고통을 스스로 증명하기 위해 너무나 오랜 시간이 걸린 것이다. 이제라도 근로복지공단은 항소 없이 판결을 조속히 확정함으로써, 재해자의 고통을 덜어야 한다.
무엇보다 산재보험법 목적과 취지에 어긋나는 판단을 근로복지공단이 더 이상 남발하지 않도록 산재법을 개정해야 한다. 언제까지 산재 인정을 위해 행정소송으로 내몰려야 하는가. 국회는 산재보험법을 조속히 개정해 노동자 측에 부과된 과도한 입증책임을 대폭 완화하고, 반복된 판례대로 의학적‧ 자연과학적 관점이 아니라 법적‧규범적 관점에서 업무와 질병간의 상당인과관계를 판단하도록 분명하게 법에 명문화해야 한다.
또한 공단에서 아무런 제한 조치가 없는 산재 처리 기간에 대하여, 산재법 안에 적정한 조사기간을 명문화하고 그 기간을 넘어서는 경우 국가가 지연 책임을 지고 보험급여를 우선 지급하는 선보장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노동자 입증책임 완화 및 산재 국가 책임 선보장제 도입은 이미 집권 여당이 대선 과정에서 공약으로 약속한 사안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직 아무것도 달라진 것은 없다.
언제까지 처리지연 문제와 입증책임 문제를 재해노동자에게 전가할 것인가? 국회는 반도체 재벌 대기업이 요구하는 반도체특별법은 많은 문제 속에서도 패스트트랙으로 신속하게 통과시키면서, 노동자들의 각종 직업병 고통은 어째서 헤아리지 않는가. 심지어 반도체 노동자의 자녀들도 선천성 질환이나 기형, 발달장애 등의 고통이 있고, 이에 대해 현행 자녀산재법에서 보장하는 폭이 좁아 배제된 피해자들이 오래전부터 법 개정을 촉구하여 왔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국회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다.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가? 국회는 노동자에게 절박한 산재법 개정 요구를 더 이상 외면하지 마라! 시급히 우선 처리하라!
마지막으로 삼성에 촉구한다. 청소 노동자들은 투명 인간이 아니다. 제대로 된 보호구 지급은 물론, 현장에서 차별과 배제 없이 평등하고 안전한 일터를 제공하라.
2025. 12. 11.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첨부글)
1. 판결 요지, 2.원고 대리인이 말하는 판결의 의미, 3. 당사자의 심경/ 별첨- 판결문
1. 판결 내용 요지
원고는 2011년 4월에 입사해 2019년 1월경까지 약 7년 9개월간 삼성디스플레이 아산 A2공장 OLED생산라인에서 사내하청업체 소속으로 청소업무를 수행했다. (2년마다 소속 업체가 바뀌어 모두 3군데 업체를 거쳐야 했다. 업무는 동일하게 수행하였다. 그러던 중에 2019년 1월경 유방암을 진단받고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보상보험 요양급여 신청을 한 것이다.
원고는 주간에만 하루 8시간 동안 일하였다. 무려 4천 평 규모의 생산라인의 청소 업무를 수행했다. 클린룸(팹FAB; 생산설비가 있는 지상층)과 그 하부층인 RP층(펌프, 배관, 냉각기 등이 있는 Return Plenum층)을 오가면서 먼지나 화학물질을 밀대와 면포로 닦았다. 이 과정에서 약품 특유의 각종 냄새로 괴로웠다. 알피층에서 일할 때에는 클린룸 바닥에 뚤린 구멍으로 정체 모를 가루와 약품이 떨어지기도 했다. 원고는 청소 시 배관에서 누출된 화학물질 액체가 있으면 리트머스(테스트) 종이를 갖다 대어 색깔이 변하는지를 살폈다. 유해화학물질을 내보내는 소위 굴뚝에서는 엔지니어들이 방독면을 쓰지만 원고는 그 잔여물을 특별한 보호장구 없이 청소해야 했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은 이와 같은 청소 노동의 위험성을 간과하고 방사선 및 화학물질 노출 정도가 제조 공정 노동자들보다 높지 않다고 단정하며 불승인 결정한 것이다.
이에 대하여 서울행정법원은 아래의 5가지 근거를 들며, 원고가 전리방사선(엑스선), 극저주파 자기장, 벤젠, 포름알데히드 등 유기화합물, 그 외 유기용제 등에 노출된 환경에서 업무를 수행하여 발병하였거나 자연 경과적인 진행 속도 이상으로 악화되었다고 추단함이 상당하므로, 유방암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시하였다.
① 국제암연구소에 따르면 전리방사선, 극저주파 자기장, 산화에틸렌, 벤젠, 포름알데히드 등 유해물질 노출의 직업 환경적 요인이 유방암 발생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② 비록 원고가 OLED 제조공정 자체를 수행한 것은 아니었으나, 위와 같은 청소 업무 수행 과정에서 클린룸이 위치한 전기를 이용한 생산설비와 이오나이저, 세정기, 검사장비 등으로 인해 전리방사선과 극저주파 자기장에 상시 노출 될 수 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일련의 공정으로 인하여 벤젠, 포름알데히드, 산화에틸렌(식각공정에서 에틸렌글리콜이 사용되는데 에틸렌글리콜은 산화에틸렌이 주 원료) 등 이 사건 상병을 유발하는 다양한 유해물질에 직‧간접적으로 노출되었을 개연성이 있고, 원고가 청소 업무를 수행한 구역을 고려하면 원고는 OLED 생산의 전 공정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유해물질에 광범위하게 노출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공단은 작업환경측정결과 유해물질 노출수준이 낮다는 점을 불인정 근거로 들었지만, 각 유해물질의 노출값은 측정 시기와 방법에 따라 다르게 산출될 수 있으므로 피고 주장의 노출값을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다. 나아가 피고가 주장하는 노출수준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그러한 노출이 이 사건 발병에 전혀 기여하지 않았다고 단정 지을 근거가 부족하고(이 사건 공장의 방사선 발생장치 및 해당 장치가 장착된 설비에 출입하거나 접근하는 작업자의 휴대형 방사선 측정기 판독 결과 2018년 1분기의 경우 그 최대값은 2.74밀리시버트(mSv)로 비행기 승무원들의 우주 방사선으로 인한 1년 피폭량으로 알려진 수치와 유사할 정도로 측정되기도 했다. 따라서 원고가 7년 9개월 동안 누적 노출량이나 각 유해물질의 노출값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이 사건 상병의 발병 내지 악화요인으로 작용하였을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한다.
③ 서울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원고가 청소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제조공정 오퍼레이터에 비해 유해물질 노출 농도와 빈도가 높지 않다고 보았으나 1일 8시간 OLED 생산라인 전체를 오가게 되므로, 특정 구역에서 특정 작업을 수행하는 오퍼레이터와 비교할 때 노출된 유해화학물질의 종류가 더욱 다양할 수 있다. 따라서 OLED 생산라인 청소노동자의 유해물질 노출 빈도와 강도가 낮다는 추정은 근거가 부족하다. 한편 판정위원회는 2010~2020년까지 같은 공장에서 청소업무(주로 스막룸)를 수행한 근로자 황00씨가 유방암 진단을 받은 사례에 대해서는 야간작업 및 다양한 유해물질에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이유로 2021년 산재를 인정한 바 있다. 전리방사선이나 유해물질 노출 위험이 클린룸보다 낮은 스막룸에 근무한 사례에 관하여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면서도 위험한 청소 업무를 수행한 원고의 이 사건 상병에 관하여 달리 판단한 합리적인 이유를 찾을 수 없다.
④ 법원의 감정의(직업환경의학과)도 원고가 노출기준 미만으로 노출되었더라도 이러한 유해물질들의 상승작용(시너지 작용)으로 직업병이 발병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학적 소견을 제시하였다. 또한 업무상 재해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인과관계의 존부는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법적 ‧ 규범적 관점에서 업무와 질병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면 인정할 수 있다 할 것이므로, 위와 같은 회신은 그 자체로 원고에 대한 업무상 재해 인정에 있어 충분한 근거가 된다.
⑤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는 작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업안전보건상의 위험을 사업주나 근로자의 어느 일방에 전가하는 것이 아니라 공적 보험을 통해서 산업과 사회 전체가 이를 분담하고자 하는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이라는 목적 등에 비추면, 발병원인으로 의심되는 요소들과 근로자의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규명하는 것이 현재의 의학과 자연과학 수준에서 곤란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쉽사리 부정할 수 없다.
따라서 이와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원고의 작업환경에서 여러 유해물질이나 유해요소가 이 사건 상병이나 발병의 악화에 복합적‧ 누적적으로 작용하였다고 판단된다. 나아가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이 업무수행과 직접적 관계가 없더라도 적어도 업무가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대법원 2020.5. 28.선고 2019두62604 판결 등 참조), 설령 원고에게 이 사건 상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킨 다른 요인이 존재하였다고 보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간의 인과관계를 부정할 것은 아니다고 판시하였다.
2. 당사자(원고)의 심경 – 원고 손00
먼저 산재인정을 위해 애써주신 반올림과 노무사님, 변호사님들 고맙습니다. 산재가 인정되어 기쁩니다. 혼자서는 증명하기 힘들었을 겁니다. 이런 단체가 있고 이렇게 해주니까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암이 발병하고 나서 일을 하지 못하므로 배우자 혼자 벌어서 아이들 고등학교, 대학교 보내야하고 이러다보니 좀 힘들었고, 항암약 부작용으로 관절통, 갱년기 증상, 불면증 탈모증 등으로 힘들었습니다. 저는 특히 관절통이 심했습니다. 지금도 후유증이 있고 재발방지를 위한 약을 복용하고 있습니다.
산재인정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제가 병이 발병하고 곧바로 산재 신청을 했는데 공단에서 너무 오래 걸렸습니다. 병이 발병하자마자 2019년 3월 바로 신청을 했는데 공단에서 무려 2년 7개월이 걸려 불승인 났고, 그래서 소송 가서 4년 만에 인정되었습니다.이제라도 산재가 인정되어 다행이면서도 좀 더 일찍 인정되었더라면 하는 속상함이 있습니다.
특히 같이 일했던 또 다른 동료는 공단에서 인정이 되었는데 저는 교대근무가 없다고 오래 걸렸습니다. 약품 노출 영향을 공단은 무시했습니다. 찐득거리는거 아세톤으로 닦고, 리트머스 테스트 종이로 화학물질 배관 노출 점검도 하고, 쓰레기통 수거도 하고, 위험한 공정에서 엔지니어들은 방독면을 쓰는데 우리는 그런게 없었습니다.
회사에도 바람이 있습니다. 우리 청소노동자는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존재입니다. 임원이 온다고 하면 미리 청소해놓고 눈에 띄지 말게 숨으라고 합니다. 있는대로 보여주지 않습니다. 우리는 투명인간입니다. 그 사람들 생각이랑 저의 생각이 다른지 모르지만 아무리 그래도 건물만 있는게 아니잖아요. 사람이 있으니까 기계도 돌아가고 돈도 버는 것인데.... 청소노동에 대해 존중을 좀 해주고, 이번 산재인정을 계기로 안전한 환경이 제공되길 바랍니다. 사람중심으로 일하는 환경이 조성되었으면 좋겠습니다.
3. 판결의 의미 – 원고 대리인 문은영 변호사
이번 판결은 반도체 ‧ 디스플레이(OLED) 생산 공정에서 근무한 청소노동자의 업무가 전리방사선 및 각종 휘발성 유기화합물에 복합적으로 노출될 위험이 높으며, 이것이 유방암 발병의 직접적인 원인임을 법원이 확인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습니다.
당초 근로복지공단과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청소 업무의 특성상 유해물질 노출 수준이 낮다고 판단하여 산재를 불승인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법원은 청소노동자가 공정 전체를 이동하며 업무를 수행하는 특성상, 생산 설비에서 발생하는 방사선과 다양한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복합 노출' 위험이 결코 낮지 않음을 분명히 인정했습니다.
이미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전리방사선은 유방암의 주요 유해인자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해당 공정에서는 상당량의 방사선이 발생했고 회사의 측정 기록도 존재했으나, 공단은 이를 간과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기록을 근거로 유방암과 전리방사선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명확히 판단했습니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행정의 형평성입니다. 법원은 공단이 유사한 환경에서 근무한 다른 청소노동자의 유방암은 산재로 인정했음에도, 이번 재해자에게만 불승인 처분을 내린 것은 합리적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근로복지공단은 동일·유사한 산재 신청에 대해 일관성 있는 판정 체계를 갖추어, 노동자가 불필요하고 고통스러운 소송 절차를 겪지 않도록 개선해야 합니다.
재해자는 공단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산재 신청 후 무려 6년이 지나서야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아픈 몸을 이끌고 긴 싸움을 견뎌낸 노동자의 인내가 있었기에 이번 판결이 가능했습니다. 이번 사례가 향후 직업성 암 인정 정책 개선의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재해자가 자신의 고통을 스스로 증명하기 위해 너무나 오랜 시간을 기다렸습니다. 근로복지공단은 부디 항소를 포기하고 판결을 조속히 확정함으로써, 재해자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를 강력히 촉구합니다.
*참고: 이 사건의 원고대리인은 민변 노동위원회, 반올림 소송단 문은영 변호사, 공익인궙법재단 공감의 강은희 변호사, 법무법인 율립의 오민애 변호사가 공동 대리하였습니다. 문의: 010-7747-9772 문은영)
*원고 대리인 강은희 변호사의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소식지 기고글
승소 – 삼성디스플레이 공장 청소노동자 산업재해 인정 | 공익인권법재단 공감https://www.kpil.org/board_activity/20251203/
* 원고의 산재신청 기자회견 사진 (2019. 3. 4. 근로복지공단 서울남부지사 앞 반올림 기자회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