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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및 논평 [반올림 2차] 호소문 투쟁하는 노동자가 노동조합에서 쫓겨나서는 안 됩니다!

반올림
2025-05-14
조회수 324


[반올림 2차 호소문]

 

투쟁하는 노동자가 노동조합에서 쫓겨나서는 안 됩니다!

-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의 부당징계 철회를 간절히 염원합니다.

- 민주노조의 힘으로 더이상 죽고 병들지 않고,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권리가 확보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에서 제명된 한기박 기흥지부장, 우하경 대의원의 재심이 5월 15일(목요일) 열립니다.

 

반올림이 지난 4월 29일 부당징계 철회 호소문을 냈는데, 전삼노 집행부는 “명백한 허위사실로 법적 대응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통해 강력히 대응하겠다”라는 공문을 보내왔습니다. 그동안 전삼노와의 연대를 중요한 연대사업이라고 이야기해왔고, 전삼노 집행부와 크고 작은 문제를 논의했던 금속노조는 아직 아무런 입장이 없습니다. 부당징계 철회 서명에 1,700명 이상이 참여했고 징계 당사자들이 현장과 광장에서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호소하고 있지만 전삼노 집행부와 금속노조의 태도는 아직 바뀌지 않았습니다.

 

전삼노 집행부는 올해 임금 협상 과정에서 사전에 조합원들에게 알리지도 않고, 서면 합의도 없이 구두로, 조합원 평균인상율보다 높은 수준으로 전임자 별도 임금 인상률 적용을 사측과 합의했습니다. 그런데 이 비민주적 합의의 과정을 조합원들에게 알리고 비판한 노동자들이 반조합행위라는 이유로 제명당했습니다.

 

반올림은 2023년, 전삼노와 금속노조가 진행한 삼성의 고과 제도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관리자에게 잘 보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낮은 고과를 받았다는 증언이 많았습니다. 삼성은 고과 제도를 이용해 노동자들을 통제하고 경쟁시키고 있습니다. 고과 제도 개선, 나아가 철폐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 집행부만의 별도 임금 인상률 적용은 조합원들의 기대와 어긋나는 일입니다. 노조 전임자란 이유로 고과와 승진에서 차별받는 문제는 고과 제도 전반에 맞선 투쟁 과정에서 조합원들의 힘을 모아 해결해 나가야지. 별도 협의, 비공개 협의로 해결할 문제는 전혀 아닙니다.

 

반올림은 그 누구보다 전삼노를 응원했습니다. 18년 동안 삼성과 싸우면서 노동조합의 힘을 절실히 원했기 때문입니다. 작년 전삼노가 위력적인 파업에 나섰을 때, 삼성 여성 노동자들의 뒤틀린 손가락 사진은 많은 사람에게 충격을 줬습니다. 연차, 생리 휴가도 제대로 쓰지 못하며 극한 노동으로 골병이 드는 모습이 너무나 분명히 드러났습니다. 반도체 신화에 가려진 수많은 노동자의 고통을 하나씩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지금도 전삼노가 억눌려왔던 노동자들을 위해 더 힘차게 싸워나갈 수 있길 기대하며, 자본에 맞선 투쟁에서 힘껏 연대를 하겠다고 다짐합니다.

 

하지만, 지금 전삼노 집행부가 가고 있는 길은 폭넓은 단결을 만들어내 자본과 투쟁할 수 있는 길이 아닙니다. 연대를 확장할 수 있는 길도 아닙니다. 집행부의 문제점을 비판한 노동자들을 제명하는 노조가 어떻게 진정한 단결을 만들 수 있겠습니까? 의견과 실천의 차이를 민주적 토론과 조직 운영으로 풀어나가지 못하는 노조가 어떻게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까? 물론 그 어떤 조직도 완벽할 수 없고 처음부터 잘할 수 없습니다. 노동조합이든 반올림이든 어떤 단체든 잘못을 바로잡고 혁신해 나갈 힘이 있을 때 성장할 것입니다.

 

금속노조는 이 사태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전삼노는 한국노총 소속이지만, 이 사태의 복판에 서 있는 노조는 한국노총이 아니라 금속노조입니다. 전삼노 홈페이지에는 현재 집행부가 금속노조와 함께하고 있다는 글도 실려 있습니다. 민주노조의 원칙에 정면으로 어긋나는 비공개 별도 합의, 제명 등 보복성 징계, 관료적 통제를 침묵하거나 감싼다면, 어떻게 진정한 연대가, 어떻게 금속노조로의 조직화가 가능하겠습니까? 그런데 금속노조는 지금까지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1차 호소문에서 얘기했듯 한기박 기흥 지부장과 우하경 대의원은 광장과 현장에서 그 누구보다 열심히 투쟁했습니다. 삼성 노동자의 현실을 알렸고, 열악한 노동자와 연대했습니다. 조합원들의 신뢰를 저버려 조합원 4천 명 이상이 탈퇴하는 참담한 상황을 만든 집행부는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데, 비공개 합의를 비판하고 민주적인 노조 운영을 요구한 노동자들은 제명당했습니다. 심지어 한기박 지부장의 제명 사유에는 작년 임단협 찬반투표 부결선동이 포함되어 있고, 우하경 대의원의 제명 사유에는 이번 별도 합의에 대한 조합원 간담회 영상을 조합 내부에 알린 일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보복성 징계가 아닐 수 없습니다. 부당하고 또 부당합니다.

 

다시 한번 호소드립니다. 전삼노 집행부는 지금 당장 부당징계를 철회해야 합니다. 부당징계에 사과하고 책임 있는 모습과 자정 능력을 보여줘야 합니다. 금속노조는 더 이상 침묵하지 말고, 민주노조다운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우리는 금속노조의 책임 있는 태도를 바랍니다. 민주노조의 힘으로 더이상 죽고 병들지 않고,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권리가 확보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의 잠재력과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수십만 반도체 노동자들의 권리를 확대할 수 있는 지렛대, 세상을 바꾸는 지렛대가 될 수 있습니다. 무노조 전략을 뚫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의 전진이 멈추지 않도록 힘을 모아주십시오. 그 출발은 투쟁하는 노동자를 지키는 것입니다. 연대를 호소합니다.

 

✏️징계 철회 서명하기 : https://forms.gle/NXjdxTEiWV1o6p9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