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알림 [2019.5.22][논평]반도체 암 역학조사, 노동자 건강권을 위해 더 나아갑시다

반올림
2023-01-25
조회수 631

- 반도체노동자 10년간 추적 역학조사 결과 혈액암 발생 및 사망 위험 높음을 확인
- 위암, 유방암, 신장암, 일부 희귀암도 발생 위험 높음
- 원인규명 및 협력업체 노동자 포함한 예방대책 마련 절실

2019년 5월 22일, 안전보건공단이 10년에 걸친 역학조사에서 ‘반도체 작업 환경이 혈액암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에 만감이 교차합니다. 11년 넘도록 피해자들이 말해왔던 사실을 확인한 셈입니다. 쉽지 않았을 연구를 수행한 분들의 노고도 기억해야겠습니다.

연구 내용에 아쉬움도 있습니다. 더 큰 위험에 노출되었을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포함되지 못한 점과, 작업환경과 화학물질에 대한 자료의 한계로 암의 원인을 좁혀가지 못한 점입니다. 성급한 결론이 우려되기도 합니다. 2011년 이후 혈액암의 감소가 작업환경 개선의 결과라면 다행이지만, 그렇게 판단할 근거는 부족합니다. 암 위험이 협력업체 노동자들에게 이전되진 않았을지 따져보아야 합니다. 위암, 유방암, 갑상선암이 높게나온 것도 단지 건강진단 기회가 많아서 증가한 것이 아니라 야간교대근무나 방사선 노출의 영향 때문인지도 짚어보아야 합니다.

이번 연구결과는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숙제를 남겼습니다. 첫째, 정부는 직업성 암의 산재인정 문턱을 더욱 낮추어야 합니다. 정부기관이 10년을 연구해도 직업성 암의 뚜렷한 원인을 찾기 어려웠으니 산재 노동자가 입증하기란 얼마나 어렵겠습니까. 둘째, 하청·협력업체 등 고위험군을 포함하고 작업환경과 화학물질 정보를 충실히 확보하여 원인을 밝히기 위한 연구를 지속해야 합니다. 셋째, 이런 연구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작업환경과 화학물질에 대한 정보들을 책임있게 만들고 투명하게 제공해야 합니다. 넷째, 반도체 노동자 건강을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작업환경 관리 방법과 기준을 만들어야 합니다. 현재의 작업환경측정 방식이나 노출기준으로는 노동자 건강을 보호할 수 없다는 것이 확인되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