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알림 [2016.01.21]2016.1.6.농성 92일 이어말하기 100일차 이어말하기- 노성철 (한국비정규노동자센터 정책위원. 사이타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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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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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6. 92일 이어말하기 100일차 이어말하기

 

노성철 (한국비정규노동자센터 정책위원. 사이타마 교수)

 

경영학 전공하신 분이 비정규직에 관심 가진 이유??

단순하게 생각. 전략 노사 관계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반올림 농성장에 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방향타가 되 주시는 조돈문 교수님이 초대해주셔서 감사하게 오게 되었다. 반올림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왔을 때 보고 싶었던 것은 출퇴근할 때 선전물을 나눠줄 때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싶었는데, 토요일 아침엔 사람이 많지 않았다.

 

반올림에 어떻게 관심을 갖게 되었나?

박사과정 시작하면서 텀페이퍼 써야했을 때,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에 대해서 폭로를 해서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었다. 불편한 경영학도로서 기업이 어떻게 위기 관리를 하는지 관심이 있었다. 박사 과정 학생이 삼성에 인터뷰 하겠다고 하면 인터뷰 안 해 줄 것 같다. 카이스트에서 학사, 석사, 박사 하고 70프로가 삼성에 많이 간다. 이 친구들은 삼성의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2-3년 동안 지켜보니 삼성은 매년 스캔들이 터지더라. 2012년에 터진 반올림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동료, 친구 삼성의 친구 몇 분 많나봤나?

박사 학위를 가진 친구를 가진 이들을 많이 만났다. 박사 학위의 능력을 100프로 발휘하게 하는 기업이 삼성이다. 50명을 집중해서 인터뷰 했다. 과장, 책임연구원으로 삼성에 들어가서 이제 부장, 수석 연구원이 되었을 것이다. 이들이 삼성에서 어떤 영향을 받았고, 어떤 생각을 가진지 인터뷰하면서 알게 되었다.

 

처음 질문은 그거 였다. 수원 노조 하는 분들을 볼 때 어떤 생각이 드니? 삼성직업병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아직 결론은 못내고 있지만.

 

세 가지 부류가 있더라. 백혈병 문제에 대해 그게 문제라고 보지 않는 사람들이 있었다. 억지를 부린다고 생각하는 이도 있더라. 한국 기업을 하다보면 그런 일은 많은 기업에서 일어나는데, 삼성이 억울하게 타깃이라고 말해서 충격이었다. 두 번째 부류는 삼성잘못이라고 생각하는데, 자신이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분들이다. 본사에 계신 분들이 잘못을 한 거기에 어떻게 고칠 수 없다는 무기력함을 느끼는 이도 있었고, 마지막은 삼성에서 일하는 게 힘들어하는 부류, 스캔들을 보면서 이게 삼성을 떠나야 하는 정당한 이유라고 얘기하는 이다.

1번째 부류는 삼성에 적응을 잘 하는 이들, 활동가들의 말이 거짓이고, 오버라고 여기고 있다. 인사관리가 무척 강하고 경쟁을 시킨다. 매년 10퍼센트는 저성과자로 찍히고 3-4년 찍히면 책임. 수석 연구원으로 가는게 막히고, 하위 성과로 찍히면 조직을 떠나야 한다. 적응을 잘 해야 한다.

과학고, 카이스트, 박사를 한 그 친구들은 국가에서 투자를 한 건데 삼성에서 인력을 데려가서 소모하고 나이 40-45살이 되면 회사에서 나가야 한다.

 

사회자 : 그들도 그런데, 고등학교 졸업도 못하고 입사하여 병에 걸린 20대 여성노동자들의 삶은 어떨까.

어찌보면 배가 부른 친구들인데, 삼성의 인사 정책은 최대한 빠른 시간내에 리소스를 활용해서 지식이 더 이상 최신이 아니면, 소모되고 쫒겨난다. 삼성이 잘 되었으면 좋겠지만, 그런 식으로는 오래 성장하기 힘들다. 삼성 다닌 친구들도 그간 삼성에 너무 의존해서 자신에게 문제가 닥쳐도 문제를 제기하기 보다 자기 한 몸 빠져 나가기 바쁘다.

 

결정권 없이 생산력을 높이기 위해 일하는 20대 여성노동자, 오퍼레이터들에게 문제가 닥쳤을 땐, 더더욱 문제제기가 힘들 것이다.

 

사회자 : 고등교육을 받은 이들이인데도 이성적 문제제기를 해보려고도 했을 것 같을 것 같다. 찍혀서 힘든 분이 있지 않았나?

 

박사과정. 자신이 자산이다. 회사에서도 책임 연구원 자리를 주고 연구하다 문제 제기를 어쩌다 하게 되어도,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너무 힘들어진다. 적응할 수밖에 없다. 2년 안에 실적을 내야하니 또 말을 줄이게 될 것이다.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이들이 있다면, 그로 인해 방향으로 가는 것에 방해가 되니 목소리를 내지 말라 압력을 받을 수 있다. 조직에 맞추는 사람만 남거나, 아니면 떠나게 된다.

 

사회자 : 최고의 기업, 실적을 많이 내고 있지만, 삼성은 애플이 안 된다. 삼성은 일등이 될 수 없다. 따라가기만 한다. 삼성의 조직 문화 후진 것 같다.

 

미국의 경영학회에 가서 삼성에 대해 연구한다고 하니 많이 관심 갖고 오더라. 애플과 맞짱드는 기업의 비밀을 궁금해 하더라. 많이 질문을을 받으면서 인지부조화가 든다. 어떻게 이렇게 경직된 문화 속에서 다들 불평하면서 실적은 좋은건지, 남들보다 2-3배는 일하고 받는 높은 연봉임에도 그것이 사회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고.

 

사회자 : 쥐어 짜는 기업이 삼성이다. 주연구원들이 카이스트 출신이라면, 소요되는 비용이 사회적으로 지원된 비용일텐데, 그 인력을 삼성이 갖다가 쓰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 아닌가.삼성의 성장과 실적을 삼성만의 것으로 봐선 안 되지 않나.

 

사회적인 자산인데, 단일 조직으로 박사를 가장 많이 가진 조직이 예전에는 서울대였는데. 2010년 이후로 삼성이다. 서울대보다 박사가 많다. 그렇게 인력을 쓰면서 삼성은 실적을 모두 자신들의 노력만으로 이룬 것으로 착각한다.

 

여기 삼성 앞에서 농성하는 것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삼성에 일하던 친구가 하루아침에 삼성 명찰에서 한화로 되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노조를 만들었다. 매각과정에서 고용 불안정으로 노조 만들었다. 결국 한화로 바뀌긴 했지만, 현재 노조 활동을 하고 있다. 배신감을 많이 얘기 한다. 삼성맨으로서의 자긍심을 가졌다가 하루아침에 매각 당한 충격이 컸을 것이다.

 

과학고를 나와 물리 수학을 잘 하는 이들이 안타깝게 사회는 잘 모른다. 카이스트에도 인문사회학부가 이름만 있다. 노조에 대해 학교에서 배울 기회가 없다. 나와 상관없는 딴 세상의 얘기라고 생각한다. 내 성과에 따라 보상을 받는다는 생각만 한다. 논문을 내는, 성과를 인정받는 세상에 익숙하다보니 삼성에서 부당한 대우를 당했을 때, 떠나는 선택밖에 없다.

 

그랬던 친구가 노조 경험이 신선했다고 한다. 노래 하고 모여서 뭔가를 하니, 새로운 경험을 했다 하더라.

 

청중- 고등 교육을 받은 이들도 자신의 부당함을 얘기하기 힘든데, 생산직 노동자들은 더 힘들것이라 생각한다. 삼성직업병 문제처럼, 어려운 사안에 대해서는 생산직 노동자들은 자신의 병이나 권리에 대해 더 잘 알기 힘들고.

 

- 자신의 문제도 문제제기 못하고 바꾸지 못하고 떠나는 것을 선택하는 경영진이 병에 걸리는 이들에 대해 공감하긴 힘들 것이다. 대신 목소리를 내주는 것은 기대하기도 힘들테고.

 

임원들을 악마화 하진 못하지만, 임원이 되려면 밤 12시에 퇴근하고 경쟁속에서 살아남아야 임원이 된다. 다양한 시각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어떤 이는 인정 받아 부사장까지 되어 부러움을 샀지만, 정작 그는 부사장이 된 지 6개월 만에 자살했다. 연구원이 되어 좋은 성과 내서 임원이 돼서도 버티기 힘든 일이다.

 

사회자 : 앞으로 더 해보고 싶은 것은?

학교로 돌아가서 직장을 얻고자 하는 이들이 삼성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조사하고 싶다. 또 사측의 생각도 듣고 싶다. 외부에 공개되진 않지만, 문제가 터졌을 때 내부적으로 동요가 되니까 설문조사를 했다 하더라.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그 결과를 숨길 게 아니라 같이 토론하는 삼성이길 바란다.

 

사회자 : 여기에 오는 분들이 많이 얘기하는 것이 삼성직업병 문제 올바르게 해결하라는 건 삼성 망하라는 게 아니라 삼성이 잘 되라고 조언하는 거다.

 

독단적인 보상위원회도 내부에서 불투명하게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폐쇄적인 문화의 단면으로 보인다. 경영학과 전공자로서 외부의 목소리가 잘 들어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사회자 : 외부의 목소리가 잘 들어가는 방법?

퇴근을 빨리해서 다른 기사도 보고 반올림도 알고, 조직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 삼성의 자부심과 그 이면의 삼성을 얘기하고 건강한 조직이 되었으면 좋겠다.

 

청중 : 반올림에 제보준 221명은 고등학교 때 공부를 잘 하고, 성실한 이들이었다. 그들이 고통을 당하는데, 이 문제에 대해 해결하겠다고 나선 이들은 해결이 아니라 오히려 정신적인 유해물질을 양산하고 있다. 소귀에 경읽는 심정이다. 외부에서 충격을 줘야 한다. 정부도 법으로 규제해야 한다.

 

유투브 검색하면 대졸 신입사원 교육, 매스 게임을 한다. 단결 화합을 위해 엄청나게 준비한다는데, 외국에서 삼성의 문화를 보여줄 수 있는 거라 생각해서 영상을 틀었더니, 다들 북한 자료인 줄 알더라. 애플과 경쟁하는 창조적인 조직이라는 이미지가 있지만, 영상을 보면 많이 놀란다.

 

사회자 : 삼성의 문화. 삼성에서 문을 열고 연구자와 외부자와 문을 열었으면 좋겠다. 개방하면 좋겠다. 그게 삼성이 오래가는 길이다.

 

노상철 : 야근하고 계신 홍보팀들 내부에서 문제를 다 풀기 힘들 때 컨설턴트 부르지 않냐. 외부에서 삼성을 연구하는 이들이 있으니 불러주길 바란다. 달려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