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알림 [2015.12.14]2015.12.3 58일 노숙농성, 66일 이어말하기 김성희 만화가

반올림
2022-11-11
조회수 526

2015.12.3.

이어말하기 김성희 만화가.

 

자기 소개

강릉에서 왔습니다. 안프로하우스를 남자친구와 같이 운영하고 있어요. 남자친구는 시민활동을 하다 강릉으로 가서 신영극장도 하고 있는데, 박근혜 정부의 탄압으로 하던 극장이 어려워지고 있어요. 이번에 나온 만화 <네 시의 생활력>이 잘 되었으면 좋겠어요.

 

어떤 느낌으로 이 자리에 오게 되었나?

어제 눈이랑 비가 많이 내리는데, 집에서 눈과 비를 보니 괜찮았는데. 금새 농성장이 생각나더라구요, 페북을 보니 눈으로 우산이 무너지고 그랬다고 해서 걱정이 되었어요. 삼성은 농성하는 이들에게 화장실도 못 쓰게 하더라구요. 삼성이 자신들에게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에게 화상실을 쓸 수 있게 하는 마음을 연다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반올림 활동을 세상에 알리는데 혁혁한 활동을 하였다. <먼지 없는 방> 그렸다. 당시 오랜 시간 취재하여 작품을 그렸다. 반올림 곁에서 함께 했다. 만화를 그리기까지 인고의 시간이 있었을텐데요.

 

처음에는 보리 출판사 윤구병 선생님이 권하셔서 <내가 살던 용산> 만화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용산 참사를 인터넷 방송으로 접하면서 사회적 문제가 우리 사는 데 마음의 상처를 많이 주는구나 깨달았어요. 만화가들이 쉽게 세상의 문제를 얘기하자고 모여서 내가 살던 용산을 그렸어요. 그 때 윤구병 선생님이 대한민국에 무슨 문제가 가장 심각한 것 같냐고 물어보았을 때 삼성이 아닐까 싶었어요. 삼성의 문제를 살펴봤더니 내가 생각해보니 삼성 직업병 문제가 심각한데, 이 문제가 언론에 다뤄지지 않았어요. 반도체가 우리 생활 곳곳에 사용되고 있지만, 반도체를 만들던 노동자들 얘기가 밖으로 나오지 않고 있았어요 평범한 우리 주변의 사람들이 삼성 백혈병 얘기를 알 수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이 문제가 삼성의 핵심인 것 같아 시작했어요, 막상 시작하고 보니 알아가기 참 힘들긴 했어요.

 

당사자들의 얘기를 구구절절 알고 그려내기 어려웠을 것 같은데. 작가님의 술 취한 모습을 아주 많이 본 기억이 있다.

그 전 시민으로서 타인에 피해를 안주며 사는 이였지, 활동가의 삶은 살아본적이 없어서 이 곳에 와서 아버님과 노래방도 가고 술도 먹으면서 관계를 맺고 마음을 나누었어요. 평범한 사람들에게 전하기 위해서 활동가들과 친해지려고 술도 많이 먹었죠.

 

질문을 참 많이 했어요. 한국 사회가 건강하기 위해서 내 삶의 어떤 부분이 바뀌면 좋을까. 라며 행동에 나선 만화. 삼성 덕분에 유명해진 김성희 작가. 삼성에 감사해야 하지 않을까?

 

저를 찾아와주는 분들이 보면 선생님이 많더라. 배울 점이 많더라. 팬이기 보다는...

 

이 책을 만들면서 공부를 많이 했다. 만화 그리면서 도와주신 분이 많다. 책을 두 권으로 만들었다. 외부의 시선에서 아버지의 입장에서 그림 <사람 냄새> 공장의 내용에 집중한,남편을 잃은 정애정 씨의 이야기를 담은. 미안한 언니의 입장에서 그렸다. <먼지 없는 방> 나누어서 했다. 애정 씨 얘기는 처음에 2-3시간 동안 얘기를 해주셨고, 애정 씨의 얘기를 확인하는 작업을 많이 했다. 공장 안의 얘기를 재현, 조사를 많이 했다. 제보자, 반도체 연구원들의 얘기, 반도체 안에 들어가서 사진 찍고 동영상 찍게 해서 도움을 줘서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

 

삼성 기흥 공장 뒤에 갔다. 앞에는 못 들어가게 해서. 뒷길로 들어가서 환풍기쪽으로 개구멍처럼 해서 들어갔다. 그 앞에서 무서웠다. 1층 입구 환풍구에서 무엇이 나오는지 모르고 무서워서 한참 서있다가 돌아 나왔다.

 

클린룸의 진실을 세상에 드러내 주신 분. 옳은 일일뿐만 아니라 제대로 알려야 하겠다는 고민이 작품에 담긴 것 같다. 감사하다.

 

싸움을 포기 하지 않는 지금 피해자. 싸움을 승리하게 만드는 연대하는 이가 활동가가 아니라 시민들이다. 그분들이 싸우는 분들처럼 현장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공감해주는 것만으로도 힘이 된다 우리 삶 곳곳에 있는 삼성에 맞서는 고민을 해봤으면 좋겠다.

 

국내에서 나쁜 짓을 많이 하고 있는 삼성. 직업병 문제에 대해 이렇게 허튼 해결책을 내놓고도 세상을 두려워 하지 않는 것 같다. 조정위원회에서 권고안을 내놓았는데도 삼성은 '알게 뭐야' 라고 하고 있다. 김성희 작사는 웹툰 작가 억수 씨를 부러워 하더라. 김성희 작가가 이 상황에 대해서 그림을 그리지 않을까.

 

이 싸움이 승리하는 그림을 그리겠다. 우린 옆에 있는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나. 나쁜 일을 하면 주변의 눈총을 받기에 눈치를 보지 않나. 권력을 가진 이들은 왜 눈치를 안 보나. 권력을 가진 이들이 눈치 보는 사회를 만드는 게. 좋은 사회를 만드는 방법인 것 같다.

 

삼성의 주인은 소비자, 노동자다. 이들의 얘기도 안 듣고, 노동자의 건강권도 무시하는 권력자들 문제다.

 

최근에 만든 만화 <네 시의 생활력> 에서 중점을 주고 그린 것은?

내가 어린 시절에 엄마 아빠로부터 배운 기본적인 것들이다. 재래 시장에서 자랐는데 표나는 미운 행동하면 장사를 할 수 없다. 적절히 좋은 일을 해야 같이 살 수 있다. 자신 보다 나은 삶을 살라고 가르친 부모님. 부모님의 노동으로 우리를 길러냈다. 다른 삶을 살 기회를 준 부모님과 이제는 부모가 된 친구들도 자식에게 나은 삶의 기회를 주기 위해서 애쓰고 있다. 질문하지 않고 살아온 부모님과 이젠 질문할 수 있는 지금의 우리가 눈치 안 보는 권력에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후 네 시의 생활력> 어떤 책인가?

출판사 친구가 뒷 표지에 이런 말을 썼더라. “경계에 선 우리들이 내리막 사회를 살아가는 방법” 고도 성장기에 산 부모님. 성장이 머문 이 시대에 산 우리들의 역할을 고민했다. 성장이 남긴 것을 우리가 생각하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찢어지게 가난한 부모님과 달리 배부른 가난을 살고 있는 우리. 왜 그럴까를 생각했다. 엄마가 더 나은 사회를 살라고 교육을 했는데, 사회는 다음 사회에 무언가를 주지 않았나 고민했더니 저 높은 빌딩에 다 가있더라. 배부른 가난 속에 사는 우리 젊은이들이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예전에는 감상만 적었는데, 이제는 사회 문제와 떨어져 있지 않더라. 떨어지니 답이 없어 답답했는데 사회 문제와 연결 시키니 무기력, 힘 없음이 사라지고 모두의 문제이더라.

 

다음 작품 구상을 하느냐?

더 급진적? 깊이 들어가서 그림을 그릴 것. 이건 또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우리 부모 세대가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의 아버지를 생각할 수는 있지만, 우리 사회가 다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우리 집은 세 자녀 모두 대학을 나왔는데, 그를 견딘 건 부모의 노동이었다. 그 시절 남자 아이, 자본을 만든 노동력, 사북 탄광에서 돈이 나왔다. 탄광의 광부를 산업의 역꾼이라고 생각했다. 자신과 가족을 위해 산 노동을 이 사회를 위해서 의무 노동을 하는 것으로 덧씌우고 노동자 개인의 언어가 아니라 사회의 언어로 만들었다.

 

삼성 반도체 역시 미래 산업이라면서 개인 노동자들의 노동력을 사라지게 하고 있다.

탄광촌 평범한 소년의 얘기를 그릴려고 한다.

 

페북을 보면 반올림 농성장 얘기를 하더라. 고민과 마음을 이 곳에 쏟아주더라.

 

혜경이 편하게 언니라고 부르고, 농성장 말고 밖에 놀러갈 때 많이 봤다. 혜경씨가 어른 스럽다.

 

마지막으로 삼성을 향해 따끔한 얘기

 

똥과 사람과 밥은 같다. 는 말이 있다. 삼성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에게 화장실을 개방하는 게 마음의 기초다. 삼성을 지적질 하는 이에게 화장실을 여는 마음이 생기기 바란다. 삼성은 화장실을 여십시오. 반올림의 말을 들으세요. 피해자들의 말과 고통을 듣길 바란다.

 

반올림은 활동가들만의 공간이 아니다. 반도체 노동자들의 건강과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갖는 이들의 마음과 말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평범한 사람들이 노동력을 제공해서 삼성이 일류 기업이 되었을 텐데 이를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불편한 말을 하는 사람에게 화장실을 열지 않는 게 삼성의 옹졸함을 표현한다. 불편함이 던지는 질문을 생각하는 삼성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