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9일 농성 64일차, 이어말하기 72일차
자기 소개 해주세요
저는 수원교구 기산본당 한만삼 신부입니다. 주로 길거리에서 활동해요. 정의구현사제단과 함께 하고 있어요. 오늘 이 모자를 쓰고 왔으니 앞으로 저를 “체”라고 불러주세요. 늘 찾아오고 싶었는데 이렇게 함께 해서 기쁩니다.
신부님 검색을 해봤는데 사진이랑 너무 달라서 놀랐어요. 경비들이 한만삼 신부님을 못알아보았을 것 같아요.
어제 라면 먹고 좀 부었네요(웃음).
제가 아프리카에서 오년 있다가 왔는데, 한국이 영화에 나오는 혹성탈출의 환경 같아 참 마음이 아픕니다. 제가 있는 성당이 삼성반도체 화성공장 옆인데요. 불산누출사고 마친 뒤에 삼성이 주민들에게 김박스를 돌렸습니다. 공장 옆 대기 측정하는 기계는 한달 내내 정상이라고만 나와요. 삼성이 이런 걸 참 잘해요.
제가 삼성을 참 좋아했어요. 노트북도 삼성을 썼고, 우리나라를 먹여살리는 기업이라고 생각했어요. 어느 날 성당에서 영화 ‘또 하나의 약속’ 얘기를 했어요. 백혈병 문제 빨리 해결하고 인간을 존중하는 기업이 되면 좋겠다는 얘기를 했죠. 그런데 저희 성당에 다니는 분들 중 삼성 분들이 좀 불편하셨나봐요. 어려움을 좀 겪었네요. 제가 얘기하고자 한 것은 삼성이 좋은 기업이 되기를 바란다는 거였는데요.
저희도 삼성이 잘되면 좋겠다고 건강한 문제제기를 하고 있어요. 그런데 저희가 삼성을 ‘국격을 낮춘다’는 식으로까지 매도하니 억울해요.
비판을 하면 비난이라고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죠. 비판은 ‘식별’입니다. 뭘 잘하고 뭘 잘하지 못하는가를 구별해 말하는 것이지요. 그런 얘기를 잘 알아듣고 잘 못했던 일들을 고쳐가는 것이 인간의 기업 아닐까요.
사람 목숨이 달린 직업병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서, 삼성은 사람 살리는 바이오테크 생명산업을 차세대 핵심 산업으로 삼는다고 합니다.
사람 목숨을 살리는 것이 무엇일까요.
삼성 회장님이 병원에 계시죠. 돈이 아무리 많아도 생명을 연장하거나 다시 살릴 수는 없습니다. 돈은 생명에 있어서는 헛되죠.
8년 동안 반올림에 제보된 사망 노동자 수가 75명이예요. 그런데 이 수많은 죽음 앞에 그저 돈을 찔러주면서 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홍보를 하고 있어요. 왜 그럴까요.
그러게요. 왜 그럴까요. 이 점에서 삼성이 세계를 선도하는 것 같아요. 무슨 말이냐면, 인간을 도구로 보는 자본주의 차원에서 선도한다는 거예요. 인간을 비용으로 보는 겁니다. 부품이 고장나면 돈을 들여서 갈아끼우듯, 노동자도 그렇게 돈으로 갈아끼우는 거죠.
저는 삼성을 좋아하기 때문에 떠올리기 싫지만, 삼성 비자금 문제는 분명히 존재한 사건이었죠. 당시 이 문제에 대해 신부님들이 말했습니다. 잘못을 인정하고 고치면 된다고요. 문제를 인정하는 것을 종교적으로 말하면 ‘회개’입니다. 인정하고 고쳐나간다는 거죠.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정권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이 이 땅에 오셨다면 ‘회개하라’고 외치지 않을까요.
이미 외치고 계시지요.
오늘 ‘사회교리’라는 책을 들고 오셨는데요.
천주교, 혹은 종교가 왜 사회적인 문제에 발언을 하느냐를 보여줄 수 있는 책입니다. 성경만 있는 것이 아니라 교리서가 있습니다. 인간은 도구가 될 수 없다는 얘기인 것이죠. 이 내용을 여기서 다 읽고 싶은데, 그럴 순 없어서 그냥 들고 왔어요.
어쩌다가 이렇게 정의로운 일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신부가 되기 전 신학생 시절부터 ‘언젠가 사제가 되면 가난한 사람들 편에 서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러기 위해 학생 때부터 준비를 했어요. 그리고 교회도 가난한 사람들 편에 있어야 하고, 그들의 말을 듣고 그들과 함께 해야 한다고 배웠어요. 그렇게 배운대로 실천하려는 거예요. 아무도 내 목소리를 들어주지 않고, 아무도 내 편에 서주지 않는, 그들이 바로 가난한 사람들이예요. 가만히 있으라고 윽박지르기만 하는 대상이 바로 가난한 사람들이예요. 이대로는 사회가 인간다움을 잃게 될 까봐 심히 우려해요.
한국에 와서 제일 처음 간 곳이 대한문이었어요.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을 막 두드려 패면서 진압하는 장면을 뉴스에서 보고 이것이 인간 사회인가 생각했죠.
많은 종교인이 약한 자들의 편에 함께 해주세요. 하지만 가끔 그렇지 않기도 해요. 요즘 한상균 위원장이 있는 조계사를 보면, ‘종교마저 이렇게 내치면 우리는 어디로 가야하나’ 한숨이 나와요.
그냥 종교가 아니라 한국 사회의 종교이라서 그렇지요. 대체 그 노동자 한 사람이 얼마나 문제를 일으킨다고 수많은 경찰을 풀어서 잡겠다고 그러는 걸까요. 사실 이런 사람들을 보호할 장치가 필요해요. 김수환 추기경님도 그런 말씀을 하셨죠. 하지만 지금은 ‘국가가 먼저다’라고 하고 있어요.
저는 유미가 동생 같았어요. 실제로 공장에 간 친구들도 많았고, 지금도 많이 있죠. 이런 친구들은 ‘아니야 우리 공장은 괜찮아’라고 했어요. 저는 걱정이 되었구요. 저희 성당 주변에 삼성 공장이 있잖아요. 그런데 삼성 노동자의 자녀들 중에서 유난히 자폐가 많아요. 아직 조사나 연구가 된 것은 없을 것 같은데, 유난히 많아서 걱정이 되요. 백혈병만 있다거나, 특정 공정만 문제라고 하기 어려워요. 매일 삼성 공장 주변을 지나면서 생각합니다. 저 공장에서 내뿜는 물질이 무얼까. 그런 정보는 아무도 알려주지 않고 있어요. 알 권리를 빼앗기고 침해당하고 있는 현실이죠. 건강만 문제가 아니고, 기본적인 생존권, 초상권, 말할 권리, 이런 여러 권리들을 빼앗기면서 살고 있어요. 반올림의 싸움은 민주 사회, 인간 사회에서 이런 권리를 지키는 아주 소중한 기반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주주의의 가치는 다수의 의견 때문에 소수가 짓밟히는 게 아니라, 소수의 의견도 존중받는 것을 말합니다. 반올림의 의견이 소수라고 해서 짓밟히면 안됩니다. 여기는 민주주의 국가입니다. 반올림 화이팅!
제가 대한문 쌍용자동차 농성장 앞에서 강론을 몇 번 했어요. 제 동창이 찾아와서 ‘국정원이 널 조사하고 있더라’ 귀뜸을 해주더라구요. 제 후배들이 ‘형은 국가가 관리하는 사람’이라 불렀어요. 어떤 사람들은 조심하라고 하더군요. 왜 조심해야 하나요. 내 양심에 따라 불의한 것에 대해 말하고 행동할 권리가 있는데, 왜 그걸 조심해야 하냐는 겁니다. 양심에 따라 행동하는 것, 그것이 바로 종교성입니다. 단지 하나님을 믿고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 계신 하나님, 즉 양심에 따라 행동하면서 공동선을 향하는 것이지요.
사회교리 수업듣는 것 같아요.
수다떨러 왔지 수업하러 온 건 아니예요^^
제가 삼성을 사랑한다고 말씀드렸는데, 요즘 삼성 제품을 사기가 어려워집니다. 삼성이 더 좋은 일, 더 훌륭한 일을 많이 한다면 앞으로는 삼성 제품을 다시 사용하겠습니다.
지금 삼성은 여러가지 위기를 맞고 있어요. 그런 위기를 잘 넘기려면 오히려 노동자들을 더 아끼고 좋은 일을 해야 해요. 그런 덕이 있는 기업이 되길 바래요.
반올림을 폄훼하는 기사들이 쏟아져요. 수많은 기자들 앞에서 거짓 얘기를 흘리면서 ‘반올림이 발목을 잡고 있다’, ‘반올림이 피해자들을 방해한다’고 하고 있는데요. 그걸 보면 정말 삼성이 위기로구나 느낍니다. 여기 길에 나와있는 우리가 아니라, 저 건물 안에 있는 삼성이 정말 불쌍한 존재 같아요.
삼성은 부끄러운 줄 아세요. 인간이 있는 조직이면 인간다움이 있어야죠. 대화로 풀어야죠. 한국말 할 줄 알잖아요. 뭐가 문제인지, 어떻게 풀면 좋을지, 대화를 하면서 해결해가면 칭찬을 들을 거 아닙니까.
신부님 같은 분들이 삼성의 교섭단으로 나오면 좋겠어요. 커뮤니케이션팀이라는 사람들이 나오는데 말이 하나도 안통해요. 겉으로는 거짓말만 하구요.
커뮤니케이션팀이 아니라 시간끌기팀이지요. 무능하다는 게, 능력이 없는 게 아니라 의지가 없다는 데 문제가 있어요. 왜 공부 잘하고 똑똑한 사람들 데려다가 의지 없는 사람으로 만듭니까.
앞으로는 얘기를 들을 줄 아는 ‘소통의 달인’이 좀 나오길 바랍니다.
설악산에 사는 산양이 오색케이블카 때문에 살 곳을 잃을 위기에 처해있어요. 사람도 동물도, 삶을 위협받고 있어요.
동탄 근처 고속도로를 운전하고 다니다 보니, 개발을 한다면서 산을 파헤치고 있더군요. 그 옆에 고라니가 어디로 갈 지 몰라 헤매는 모습을 보았어요. 정말 미안했어요. 그 고라니에게 어떻게 대하느냐, 가장 미천한 동물에게 어떻게 대우하느냐, 이것이 바로 인간 사회 속에서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느냐를 보여준다고 봐요. 힘있고 권력있는 존재만 살아남을 수 있는 게 아니라, 같이 공존하는 사회를 만들어야죠. 그게 환경, 생태 문제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삼성에 쓴 소리 한마디만 해주세요
저는 삼성 좋아합니다. 더 좋아하게 해주세요.
삼성이 훌륭한 기업이 되기를 바랍니다. 꼭 그렇게 되어 주세요.
하지만 지금의 모습은 아닙니다. 인간을 외면한 채 이익만 위해 달려가면 안됩니다.
세계 최고로 인간과 노동자를 존중하는 최고의 기업이 되기를 바랍니다.
2015년 12월 9일 농성 64일차, 이어말하기 72일차
자기 소개 해주세요
저는 수원교구 기산본당 한만삼 신부입니다. 주로 길거리에서 활동해요. 정의구현사제단과 함께 하고 있어요. 오늘 이 모자를 쓰고 왔으니 앞으로 저를 “체”라고 불러주세요. 늘 찾아오고 싶었는데 이렇게 함께 해서 기쁩니다.
신부님 검색을 해봤는데 사진이랑 너무 달라서 놀랐어요. 경비들이 한만삼 신부님을 못알아보았을 것 같아요.
어제 라면 먹고 좀 부었네요(웃음).
제가 아프리카에서 오년 있다가 왔는데, 한국이 영화에 나오는 혹성탈출의 환경 같아 참 마음이 아픕니다. 제가 있는 성당이 삼성반도체 화성공장 옆인데요. 불산누출사고 마친 뒤에 삼성이 주민들에게 김박스를 돌렸습니다. 공장 옆 대기 측정하는 기계는 한달 내내 정상이라고만 나와요. 삼성이 이런 걸 참 잘해요.
제가 삼성을 참 좋아했어요. 노트북도 삼성을 썼고, 우리나라를 먹여살리는 기업이라고 생각했어요. 어느 날 성당에서 영화 ‘또 하나의 약속’ 얘기를 했어요. 백혈병 문제 빨리 해결하고 인간을 존중하는 기업이 되면 좋겠다는 얘기를 했죠. 그런데 저희 성당에 다니는 분들 중 삼성 분들이 좀 불편하셨나봐요. 어려움을 좀 겪었네요. 제가 얘기하고자 한 것은 삼성이 좋은 기업이 되기를 바란다는 거였는데요.
저희도 삼성이 잘되면 좋겠다고 건강한 문제제기를 하고 있어요. 그런데 저희가 삼성을 ‘국격을 낮춘다’는 식으로까지 매도하니 억울해요.
비판을 하면 비난이라고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죠. 비판은 ‘식별’입니다. 뭘 잘하고 뭘 잘하지 못하는가를 구별해 말하는 것이지요. 그런 얘기를 잘 알아듣고 잘 못했던 일들을 고쳐가는 것이 인간의 기업 아닐까요.
사람 목숨이 달린 직업병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서, 삼성은 사람 살리는 바이오테크 생명산업을 차세대 핵심 산업으로 삼는다고 합니다.
사람 목숨을 살리는 것이 무엇일까요.
삼성 회장님이 병원에 계시죠. 돈이 아무리 많아도 생명을 연장하거나 다시 살릴 수는 없습니다. 돈은 생명에 있어서는 헛되죠.
8년 동안 반올림에 제보된 사망 노동자 수가 75명이예요. 그런데 이 수많은 죽음 앞에 그저 돈을 찔러주면서 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홍보를 하고 있어요. 왜 그럴까요.
그러게요. 왜 그럴까요. 이 점에서 삼성이 세계를 선도하는 것 같아요. 무슨 말이냐면, 인간을 도구로 보는 자본주의 차원에서 선도한다는 거예요. 인간을 비용으로 보는 겁니다. 부품이 고장나면 돈을 들여서 갈아끼우듯, 노동자도 그렇게 돈으로 갈아끼우는 거죠.
저는 삼성을 좋아하기 때문에 떠올리기 싫지만, 삼성 비자금 문제는 분명히 존재한 사건이었죠. 당시 이 문제에 대해 신부님들이 말했습니다. 잘못을 인정하고 고치면 된다고요. 문제를 인정하는 것을 종교적으로 말하면 ‘회개’입니다. 인정하고 고쳐나간다는 거죠.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정권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이 이 땅에 오셨다면 ‘회개하라’고 외치지 않을까요.
이미 외치고 계시지요.
오늘 ‘사회교리’라는 책을 들고 오셨는데요.
천주교, 혹은 종교가 왜 사회적인 문제에 발언을 하느냐를 보여줄 수 있는 책입니다. 성경만 있는 것이 아니라 교리서가 있습니다. 인간은 도구가 될 수 없다는 얘기인 것이죠. 이 내용을 여기서 다 읽고 싶은데, 그럴 순 없어서 그냥 들고 왔어요.
어쩌다가 이렇게 정의로운 일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신부가 되기 전 신학생 시절부터 ‘언젠가 사제가 되면 가난한 사람들 편에 서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러기 위해 학생 때부터 준비를 했어요. 그리고 교회도 가난한 사람들 편에 있어야 하고, 그들의 말을 듣고 그들과 함께 해야 한다고 배웠어요. 그렇게 배운대로 실천하려는 거예요. 아무도 내 목소리를 들어주지 않고, 아무도 내 편에 서주지 않는, 그들이 바로 가난한 사람들이예요. 가만히 있으라고 윽박지르기만 하는 대상이 바로 가난한 사람들이예요. 이대로는 사회가 인간다움을 잃게 될 까봐 심히 우려해요.
한국에 와서 제일 처음 간 곳이 대한문이었어요.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을 막 두드려 패면서 진압하는 장면을 뉴스에서 보고 이것이 인간 사회인가 생각했죠.
많은 종교인이 약한 자들의 편에 함께 해주세요. 하지만 가끔 그렇지 않기도 해요. 요즘 한상균 위원장이 있는 조계사를 보면, ‘종교마저 이렇게 내치면 우리는 어디로 가야하나’ 한숨이 나와요.
그냥 종교가 아니라 한국 사회의 종교이라서 그렇지요. 대체 그 노동자 한 사람이 얼마나 문제를 일으킨다고 수많은 경찰을 풀어서 잡겠다고 그러는 걸까요. 사실 이런 사람들을 보호할 장치가 필요해요. 김수환 추기경님도 그런 말씀을 하셨죠. 하지만 지금은 ‘국가가 먼저다’라고 하고 있어요.
저는 유미가 동생 같았어요. 실제로 공장에 간 친구들도 많았고, 지금도 많이 있죠. 이런 친구들은 ‘아니야 우리 공장은 괜찮아’라고 했어요. 저는 걱정이 되었구요. 저희 성당 주변에 삼성 공장이 있잖아요. 그런데 삼성 노동자의 자녀들 중에서 유난히 자폐가 많아요. 아직 조사나 연구가 된 것은 없을 것 같은데, 유난히 많아서 걱정이 되요. 백혈병만 있다거나, 특정 공정만 문제라고 하기 어려워요. 매일 삼성 공장 주변을 지나면서 생각합니다. 저 공장에서 내뿜는 물질이 무얼까. 그런 정보는 아무도 알려주지 않고 있어요. 알 권리를 빼앗기고 침해당하고 있는 현실이죠. 건강만 문제가 아니고, 기본적인 생존권, 초상권, 말할 권리, 이런 여러 권리들을 빼앗기면서 살고 있어요. 반올림의 싸움은 민주 사회, 인간 사회에서 이런 권리를 지키는 아주 소중한 기반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주주의의 가치는 다수의 의견 때문에 소수가 짓밟히는 게 아니라, 소수의 의견도 존중받는 것을 말합니다. 반올림의 의견이 소수라고 해서 짓밟히면 안됩니다. 여기는 민주주의 국가입니다. 반올림 화이팅!
제가 대한문 쌍용자동차 농성장 앞에서 강론을 몇 번 했어요. 제 동창이 찾아와서 ‘국정원이 널 조사하고 있더라’ 귀뜸을 해주더라구요. 제 후배들이 ‘형은 국가가 관리하는 사람’이라 불렀어요. 어떤 사람들은 조심하라고 하더군요. 왜 조심해야 하나요. 내 양심에 따라 불의한 것에 대해 말하고 행동할 권리가 있는데, 왜 그걸 조심해야 하냐는 겁니다. 양심에 따라 행동하는 것, 그것이 바로 종교성입니다. 단지 하나님을 믿고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 계신 하나님, 즉 양심에 따라 행동하면서 공동선을 향하는 것이지요.
사회교리 수업듣는 것 같아요.
수다떨러 왔지 수업하러 온 건 아니예요^^
제가 삼성을 사랑한다고 말씀드렸는데, 요즘 삼성 제품을 사기가 어려워집니다. 삼성이 더 좋은 일, 더 훌륭한 일을 많이 한다면 앞으로는 삼성 제품을 다시 사용하겠습니다.
지금 삼성은 여러가지 위기를 맞고 있어요. 그런 위기를 잘 넘기려면 오히려 노동자들을 더 아끼고 좋은 일을 해야 해요. 그런 덕이 있는 기업이 되길 바래요.
반올림을 폄훼하는 기사들이 쏟아져요. 수많은 기자들 앞에서 거짓 얘기를 흘리면서 ‘반올림이 발목을 잡고 있다’, ‘반올림이 피해자들을 방해한다’고 하고 있는데요. 그걸 보면 정말 삼성이 위기로구나 느낍니다. 여기 길에 나와있는 우리가 아니라, 저 건물 안에 있는 삼성이 정말 불쌍한 존재 같아요.
삼성은 부끄러운 줄 아세요. 인간이 있는 조직이면 인간다움이 있어야죠. 대화로 풀어야죠. 한국말 할 줄 알잖아요. 뭐가 문제인지, 어떻게 풀면 좋을지, 대화를 하면서 해결해가면 칭찬을 들을 거 아닙니까.
신부님 같은 분들이 삼성의 교섭단으로 나오면 좋겠어요. 커뮤니케이션팀이라는 사람들이 나오는데 말이 하나도 안통해요. 겉으로는 거짓말만 하구요.
커뮤니케이션팀이 아니라 시간끌기팀이지요. 무능하다는 게, 능력이 없는 게 아니라 의지가 없다는 데 문제가 있어요. 왜 공부 잘하고 똑똑한 사람들 데려다가 의지 없는 사람으로 만듭니까.
앞으로는 얘기를 들을 줄 아는 ‘소통의 달인’이 좀 나오길 바랍니다.
설악산에 사는 산양이 오색케이블카 때문에 살 곳을 잃을 위기에 처해있어요. 사람도 동물도, 삶을 위협받고 있어요.
동탄 근처 고속도로를 운전하고 다니다 보니, 개발을 한다면서 산을 파헤치고 있더군요. 그 옆에 고라니가 어디로 갈 지 몰라 헤매는 모습을 보았어요. 정말 미안했어요. 그 고라니에게 어떻게 대하느냐, 가장 미천한 동물에게 어떻게 대우하느냐, 이것이 바로 인간 사회 속에서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느냐를 보여준다고 봐요. 힘있고 권력있는 존재만 살아남을 수 있는 게 아니라, 같이 공존하는 사회를 만들어야죠. 그게 환경, 생태 문제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삼성에 쓴 소리 한마디만 해주세요
저는 삼성 좋아합니다. 더 좋아하게 해주세요.
삼성이 훌륭한 기업이 되기를 바랍니다. 꼭 그렇게 되어 주세요.
하지만 지금의 모습은 아닙니다. 인간을 외면한 채 이익만 위해 달려가면 안됩니다.
세계 최고로 인간과 노동자를 존중하는 최고의 기업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