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대UN 아시아-태평양 기업과 인권포럼 후기2

반올림
2025-09-28
조회수 284

[2025.9 아시아산재피해자네트워크 (안로브), UN 아시아-태평양 기업과 인권포럼 국제연대 후기]


아시아산재피해자네트워크(안로브) 후기1 

 https://www.sharps.or.kr/news/?q=YTox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9&bmode=view&idx=167991681&t=board   에 이어서


9월 15일 마닐라에서 방콕으로 이동하였습니다. UN 아시아-태평양 기업과 인권포럼은 ‘기업과 인권네트워크’ 소속으로 참석하기 위해서 였습니다. 기업과 인권네트워크(이하 기인넷)는 공감, 희망법, 어필 공익법센터, 국제 민주연대 등이 국내 기업의 해외에서 인권, 환경 침해문제에 대한 대응 활동을 펼쳐오고 있습니다. 반올림은 기업인권실사법을 논의하는 자리였던 2년 전 대만의 국제 행사 장에서 ‘삼성 베트남 사례 발표’를 계기로 계속 회의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반올림은 이번 방콕 포럼에서 왜 실사법이 필요한지를 반올림이 접한 사례를 들어 발표하고 기인넷과 함께 부스 등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공감의 강지윤 변호사,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양현준 변호사가 실무와 통역 등을 적극 돕겠다 나섰고, 반올림의 권영은, 정향숙 님이 참석하기로 했습니다. 한국에서부터 발표준비는 물론 부채100개, 리플렛 100장, 스티커, 티셔츠, 배지, 현수막 등 단단히 준비했습니다.

행사 내용과 준비 과정을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유엔 아시아-태평양 기업과 인권 포럼’은 매년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를 비롯한 8개 유엔 기구에서 주관하는 지역 최대 기업과 인권 행사로 올해로 7번째 열리는 행사였습니다. 9월 16일-19일까지 4일간 진행되고, 올해 90개국 약 2,150명의 정부, 기업, 국제기구, 학계 관계자와 인권·환경옹호자, 노동자, 선주민 대표 등이 수십개의 세션에서 발표하고 참석했습니다. 행사는 두 달 전부터 등록 창이 열려 개인적으로 신청했고, 세션 역시 주제와 연사, 진행방식등을 적어 신청하면 선정여부가 결정되고, 때로는 비슷한 주제끼리 함께할 것을 제안받기도 합니다. 기인넷에서는 향숙님 피해당사자로 상세한 프로필과 함께 연사로 추천하였고(세션 신청이 아닌 연사로도 신청하기도 합니다) 인권옹호자 주제 세션에 반올림 저를 연사로 넣어 포럼아시아에서 세션을 신청하였습니다. <무색무취>를 영화 상영 세션으로 신청하고, 기인넷과 함께 부스도 신청하였습니다. 적극적으로 신청서를 넣었고, 출국 전날에서야 모든 신청들이 다 선정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세션 신청을하고 결과를 기다리던 중 한국에서 실사법 관련한 "기업과 인권 국제포럼"이 열려 배울 겸 참석하였습니다. 여판통 위원장(기업과 인권 실무그룹 의장)을 만나 미리 인사 드리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피차몬 의장에게 한국의 여러 투쟁 사업장 방문을 제안하게 되었습니다. 피차몬 의장은 직투쟁으로 200일 넘게 복직 투쟁을 이어가는 세종호텔 고진수 동지를 만났고, 600일의 박정혜 동지의 고공농성과 옵티칼과의 대화를 촉구하는 니토덴코 옵티칼 동지를 만났습니다. 그 다음날은 양현준 변호사님이 엠비씨 앞에서 단식농성 중인 오요안나 어머님을 찾아뵙게 하였습니다. 이 경험은 피차몬의장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 방콕 포럼에 기조연설에서 언급됩니다.

반올림이 UN 방콕 포럼에서 한 행사는 이렇습니다.

개회식에서 정향숙 활동가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직업병 피해자로서 자신의 경험과 함께 반도체 산업 공급망에서 벌어지는 건강권 환경권 문제를 국제사회에 알리며, 한국을 비롯한 해외 사업장에서도 더 이상 직업병 피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공급망에서의 기업 책무성을 위한 효과적인 수단으로서의 실사법 제정을 촉구하였습니다.

 

“공급망 전반에서 너무 많은 사람들이 아프고 죽고 있으며, 가장 위험한 공정일수록 외주화되고 있다” “이와 같은 위험을 줄이기 위해 공급망 주도 기업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 “또한 베트남 공장에서 삼성전자가 적절한 폐수 처리 시설과 대기오염 처리 없이 공장을 운영하고 위험 공정을 외주화한 사례가 있다” “기업의 환경오염으로 인한 피해를 멈추고, 노동자와 지역사회가 안전하고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국제사회의 연대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삼성에서 21년 일하고 거대세포종, 디스크 수술 등의 피해당사자이자 반올림 활동가가 되신 정향숙 님이 연사로 성공적으로 발표한 것이었습니다. 유엔의 마크가 중간에 있고, 양 사이드화면에 비추고, 3분 남짓의 발언하는 소중한 자리였습니다. 1,000명 이상의 참석자와 온라인에서 집중하는 오프닝 무대에 삼성이 언급되고, 반도체 직업병 문제가 국제무대에 울려퍼졌습니다. 이후 향숙님을 만난 참가자들은 “강렬했다” “삼성에서 이런 문제가 있는지 처음 알았다”라며 깊은 인상을 나눠주기도 했습니다. 나중에 “<아이캔스피크> 영화 같았다” 는 후기도 들었는데, 서툰 영어지만 발표문을 준비하고, 고치고, 밤늦게까지 연습하여 잘 발표한 장면에 감동을 느낀 것 같습니다.


 

발언을 잘 마치고서야 이제 떨린다는 향숙님 곁에서 여판통 위원장님의 발언을 들었습니다.

 

여판통 위원장은 “기업 활동에서 가장 우선되어야 할 것은 사람이며, 권리보유자(인권의 주체)의 목소리를 중심에 두어야 한다”며 “인권침해 피해자들은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기업의 투명성과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며, 한국 방문 중 만난 사례들을 소개했습니다. 세종호텔의 복직 투쟁 중인 고진수 노동자의 장기 고공농성, 일본 기업 니토덴코와 자회사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해고 노동자와의 대화 촉구, MBC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오요안나 기상캐스터 유가족의 단식 농성을 언급했습니다. 포럼에 함께하진 않지만, 국제 사회에 그들의 목소리가 전해졌습니다. 보람되고 기뻤습니다.

오프닝이 끝나고, 할 일은 남아있었습니다. 사후 보도자료를 써 알려야 할 차례입니다. 낯선 유엔의 용어를 풀어쓰고 영어를 한국어로 번역하고 현장의 반응을 사진과 함께 생생히 담아서 말입니다. 그리고 우리들의 발표도 앞 뒤로 남아있었습니다.

 

[보도자료] 삼성 반도체 직업병 피해자, 유엔 아시아-태평양 기업과 인권 포럼 개회식에서 노동자의 알권리 보장, 기업 인권환경실사법 제정 촉구

https://www.sharps.or.kr/statement/?bmode=view&idx=167834831&back_url=&t=board&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