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알림 케이엠텍 백혈병 피해자 산재 업무상질병 판정위원회 아버님 최후진술

반올림
2025-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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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엠텍 백혈병 피해자 이승환 님의 산재 업무상질병 판정위원회가 오늘 월요일(2025년 2월 3일) 오후2시에 있었습니다. 

(아픈 아들대신 참석한 아버님의 최후진술 내용 공유해봅니다)


안녕하십니까. 판정위원님. 저는 이승환의 아버지 이00 입니다.  


먼저 아이의 아픔과 고통을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미어집니다. 
승환이는 고등학교 3학년 때 학교 추천으로 케이엠텍에 현장실습생으로 입사했고 졸업후 바로 전문대 산학협력제도인 일학습병행제도로 연계가 되어, 주중에는 기숙사에 머물며 회사에서 일하고 주말에는 대학을 다니며 만2년 정도 일했습니다. 


그러다 23년 9월 18일 월요일 새벽 기숙사에서 극심한 고열과 발목 통증으로 인해 병원 방문했는데 충격적이게도 급성 골수 백혈병으로 판명이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24년 4월까지 수차례에 걸친 항암치료와 조혈모세포 이식수술을 받았지만 현재까지도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승환이는 이식 후유증으로 생긴 폐기흉으로 폐기능이 저하되어 입원치료(24년 9월24일~10월8일)를 하였고 지금도 5분 이상을 걸으면 숨쉬기가 곤란하고 음식을 제대로 넘길 수가 없습니다. 정상적인 식사를 힘들어 해서 오전에는 음료류(두유, 해독쥬스 등) 오후에는 면류로 식사를 대체하고 있습니다. 현재 체중이 56kg으로 입원전에 88kg 대비 30kg 넘게 줄어든 상황입니다. 


한창때인 20대 초반 남성이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외출도 쉽지 않아 몸도 마음도 힘들어하고 그보다 더한 것은 친한 친구도 못 보고, 가보고 싶은 곳에도 마음껏 못가고, 사회적 관계망까지 끊어져 하루하루를 힘들게 보내고 있습니다. 


아들은 1남 1녀 중 막내로 가족 친지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자랐으며, 성장해 가면서도 잔병치레나 아파 입원한 적은 한 번도 없을 정도로 건강한 아이였습니다. 더욱이 백혈병은 집안 대대로 내력이 없습니다. 학창시절 선생님으로부터 제안받아 마음이 힘들거나 장애가 있는 친구들의 멘토 역할을 맡아 힘든 학생들을 위로해 줄 정도로 몸과 마음이 건강한 학생이었습니다. 


발병 후 회사에서 보인 태도는 적반하장을 넘어 환자와 부모를 두 번 죽이는 차마 말로 할 수 없는 행태를 보였습니다. 아픈 사원이라도 사측에서 해줄 수 있는 건 무급휴직 1개월 연장 외엔 없다고 하며 해고를 시켰고, 해고 사유도 알려주지 않고 일방적으로 해고를 했습니다.


왜 백혈병이 발병했는지 원인을 알기 위해 화학물질 정보와 작업환경 관련 자료를 요청해도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또한 발병 직전(2023년 9월) 회사직원 건강진단결과 헤모글로빈 수치 저하(9.1/ 정상범위 12이상) 소견이 나왔음에도 적절한 사후 조치가 없었습니다, 


반올림에서 문제제기하여 이루어진 회사 대표이사와의 첫 대면시에 대표이사는 “백혈병을 감기나 코로나 정도로 알았다”며 중대한 병에 대한 인식수준을 차마 믿을 수 없었습니다. 


또한 “백혈병에 걸린 1차적인 원인은 부모에게 있는거 아니냐”며 부모 마음에 대못을 박는 언행을 보였습니다. 이게 과연 국내 제일의 삼성전자 1차 협력회사 대표이사 직함에서 있을 수 있는 인식인가요? 


마지막으로 현장 실사를 갔을 때, 아들이 근무했던 작업장을 보니 얼마나 힘든 환경에서 일했는지 놀랐습니다. 


함께 갔던 분도 다함께 느꼈겠지만 탁한 공기와 이상한 냄새가 나서 분명히 환기시스템에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아들이 작업한 근무 위치 주위가 수많은 전선과 코드가 얽혀있었고 분진 같이 쌓인 먼지와 당시 근로자분의 흰 장갑이 새까맣게 변한 걸 보고 마음이 너무나 아팠습니다. 


지금은 무엇보다 아들의 몸과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최우선 입니다.  
아무쪼록 근로 중 입었던 아들의 상처가, 그 억울함이 치유 될 수 있도록 판정위원 님들의 현명한 결정을 간곡히 부탁 드립니다.